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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로 ‘이커머스’ 날개단 신세계…롯데의 반격은?

신세계그룹, 단독으로 이베이 인수 막판 협상… "‘네이버-쿠팡-신세계' 3강 구도 가겠다"
롯데쇼핑, 향후 시너지 고려 이베이 포기… 11번가·요기요·티몬과 합종연횡으로 맞설듯

손민지 기자

기사입력 : 2021-06-23 02:05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 사진=각 사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으로 사실상 낙점된 가운데, 이베이를 놓친 롯데쇼핑이 향후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당초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연합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본사와 회사 인수 방식과 지분 등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최근 주요 시중 은행과 증권사에 인수 금융 참여자를 모집했다. 신한은행·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 5곳과 증권사가 대출확약서(LOC)나 이보다 구속력이 낮은 대출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신세계그룹이 M&A에 성공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쿠팡-신세계' 3강 구도로 재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8%)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가 상위권을 점하고,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5%)과 이마트의 SSG닷컴(3%)은 하위권에 그쳤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점유율 15%를 지닌 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반면 신세계그룹과 함께 인수전의 막강한 승리 후보였던 롯데쇼핑은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결국 이베이 인수 포기를 택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번 본입찰에서 신세계그룹(4조 5000억 원)보다 1조 원 이상 낮은 3조 원대 이하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기간에 국내 상위 3위의 외형을 갖추지만, 단순 통합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고 시너지 창출을 위한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다”라면서 “투자비와 소요 시간을 고려할 경우 기대했던 것보다 시너지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 부회장은 대신 “전자상거래 사업 규모 확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쇼핑은 그로서리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부문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여러 사업 부문 전문몰을 구축해 이를 서로 연결하는 ‘복합 쇼핑 플랫폼’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SSG닷컴(W컨셉), 카카오(지그재그) 등 경쟁사들이 버티컬 커머스를 인수해 패션 부문의 역량을 강화한 점을 미뤄봤을 때, 롯데쇼핑이 지난 3월 유진자산운용 등과 함께 지분 95%를 인수한 ‘중고나라’처럼 경쟁력 있는 쇼핑몰에 투자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서 유력한 시나리오는 롯데쇼핑이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과의 합종연횡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7년 11번가를 인수하려 했으나 경영권 문제로 의견이 갈리면서 결렬된 바 있다. 윤풍영 SK텔레콤 CFO는 지난 14일 투자자·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회사 분할에 대한 투자자설명회(IR)에서 "하반기에 롯데·홈플러스와 여러 협력 방안을 열어 놓고 이야기 하려 한다"고 했다.

배달 앱 2위 요기요의 인수전에 뛰어들거나, 하반기 상장 예정인 티몬 인수를 재추진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요기요 역시 당사와의 시너지가 적은 것으로 판단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 티몬의 경우 아직 매물이 나오지 않아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은 아직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는 지난해 거래액 7조 6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7% 성장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4.3% 성장에 그쳤다. 이는 동기간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1%가량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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