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으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네이버가 유력해졌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이커머스 '빅3'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15일(현지 시간) 진행된 이사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를 선정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매각과 100% 매각을 두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금액은 지분 100% 인수 기준 약 4조 2000억 원 수준이다.
앞서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각각 3조 원, 4조 원 안팎의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에서 차이가 나면서 이마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컨소시엄이 국내 이커머스 3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업계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업체로 국내 오픈마켓 1위 업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2%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2020년 매출액은 1조 3000억 원, 거래액은 20조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7%, 거래액은 5.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가 27조 원으로 1위, 쿠팡이 22조 원으로 2위, 이베이코리아가 20조 원으로 3위다. 이마트의 거래액은 약 4조 원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쿠팡을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네이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강력한 이커머스 연합이 탄생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4조 원가량을 베팅하면서 보여준 강력한 인수 의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며 '유통 강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SG닷컴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아직 시장 점유율은 미약한 상황이며, 경쟁업체인 쿠팡 등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겸직을 맡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전개했다. 지난 1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고, 네이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며 MZ세대 유입을 꾀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그룹의 역대 최대 규모 M&A 거래로 이커머스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선두로 나서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영업이익 등과 비교해 인수가격이 너무 높다고 평가해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되며,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