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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남양유업 '과장 마케팅' 논란

사람 대상 연구 수반되지 않은 결과 발표로 시장에 혼란
14일 주가 한때 48만 9000원 급등 후 36만 500원 급락

연희진 기자

기사입력 : 2021-04-15 10:50

지난 13일 진행된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현장. 사진=남양유업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3일 진행된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현장. 사진=남양유업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남양유업의 주가가 한때 급등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연구였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추락하고, 남양유업은 과장 마케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남양유업 주가는 14일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급등해 한때 48만 9000원까지 올라갔다. 다른 요인이 딱히 없었기 때문에 전날 발표한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 연구 결과가 급등의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후 연구 결과에 대한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해 36만 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3일 오후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불가리스’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라고 발표했다.

남양유업은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제약과 의학계 중심의 백신, 치료제 개발이라는 통념적인 영역을 벗어나, 안전성이 확보된 식품 완제품에서 항바이러스·면역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실험은 개의 신장 세포, 코로나19 관련 연구는 원숭이의 폐 세포를 활용해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질병관리청 손상예방관리과는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면서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연구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연구가 남양유업 연구소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해당 연구의 발표자인 박종수 박사는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이며, 현직 임원이기도 하다.

논란이 계속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 홍보 목적으로 연구와 행사를 진행했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행위로 판단되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게 된다. 식품표시광고법은 식품에 대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행위가 있는 경우 최대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예방 효과를 앞세운 과장광고에 소비자들이 민감해져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주식 역시 급등과 추락을 반복해 투자자에게 혼란을 일으켜 더욱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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