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쇠고기값, 사상 최고…60년 만의 '소 사육난'에 식탁 물가 비상

미국의 쇠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쇠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챗GPT

가뭄과 사료비 급등으로 미국의 소 사육 규모가 6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쇠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쇠고기 가격이 지난 2020년 이후 약 75% 급등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쇠고기값이 미국 내 식품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면서 미국 정치권과 소비자단체, 규제 당국까지 원인 규명에 나선 상태라며 FT는 이같이 전했다.

텍사스주 코리엘 카운티에서 연간 약 1만7000마리의 소를 거래하는 목장 운영자 블레어 버나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경매가 새벽까지 이어졌지만 지금은 밤 9~10시면 끝난다”며 “송아지 물량이 지난해보다 20~30% 줄었다”고 말했다.

◇ 60년 만의 최저 사육 규모


전문가들은 장기간 이어진 가뭄과 높은 사육 비용이 공급 부족의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농업금융기관 코뱅크의 브라이언 어니스트 축산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목장주들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소 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높은 가격에도 소 사육 규모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축산금융업체 팜크레디트서비스오브아메리카의 팰런 새비지는 “목장주들이 최근 몇 년간 재무상태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면서 사육 두수를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가뭄과 토지 경쟁까지 겹쳐 회복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번식용 암소까지 대거 처분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새끼를 낳을 암소 자체가 줄어들면서 공급 회복 속도가 더욱 느려지고 있다는 얘기다.

새비지는 “앞으로는 아주 완만한 수준의 공급 증가가 새로운 일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육가공업체 독과점 논란 재점화


가격 급등이 이어지자 미국 법무부는 최근 육류 가공업체들의 가격 담합 여부 조사에도 착수했다.

조사 대상에는 타이슨푸드, JBS, 카길, 내셔널비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미국 쇠고기 가공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축산협회(USCA)는 “시장 조작과 반경쟁 행위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조사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업계 측은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의 본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육류업계 로비단체 미트인스티튜트는 “쇠고기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라며 “시장 집중도가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정작 육가공업체는 적자 확대


흥미로운 점은 쇠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인데도 정작 육가공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FT에 따르면 타이슨푸드는 올해 3월 마감 분기 쇠고기 부문에서 2억4000만달러(약 36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올해 연간 쇠고기 사업 손실 규모가 최대 5억달러(약 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축 확보 비용이 도매 쇠고기 가격 상승 속도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A&M대의 데이비드 앤더슨 축산경제학자는 “목장 밖에 있는 거의 모든 업계가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며 “육가공업체들은 살아 있는 소 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공장은 공급 부족으로 가동률까지 떨어지고 있다. 타이슨푸드는 이미 네브래스카 쇠고기 공장을 폐쇄했고 텍사스 공장의 일부 교대 근무도 축소했다.

◇ “소비자 부담 더 커질 수도”


문제는 미국 소비자들의 쇠고기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단백질 중심 식단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쇠고기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FT는 쇠고기 가격 급등이 미국 대선 국면에서도 주요 정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