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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편의점 맥주가 그리웠습니다. 강한 존재감 뒤엔"

-인도네시아 취업의 양면성, 좁은 선택지와 강한 존재감 -

박희준 기자

기사입력 : 2021-03-29 17:08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이미지 확대보기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지난 주 초에 반가운 얼굴이 서울역 앞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재작년 4월에 인도네시아 연수를 마치고 섬유 봉제회사에 취업한 김현오(가명)씨였다.

마침, 지금 연수중인 글로벌청년사업가(YBM)양성과정 동남아 4개국 90여 명 취업진행으로 연일 절치부심하고 있던터였다. 지난해 8월에 연수생을 뽑으며 상황이 호전되면 연수와 취업은 크게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예 출국을 못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연일 5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니 아예 연수생 비자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모셔온 현지어 선생님의 비자를 연장하며 9개월째 한국에서 연수를 하고 있다. 다행히 현지에서 인력 요청이 있어 화상면접으로 당락을 결정짓고 20여 명의 연수생 중 절반은 취업을 확정하고 출국까지 하고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주인공인 김현오씨는 입사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5월 코로나19 상황과 개인 사정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조금이라도 상황이 호전되면 나갈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1년 남짓 지낸 시간과 귀국하고 지낸 10개월의 생활이 궁금해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질의응답으로 구성했다.

Q:인도네시아 취업과 생활의 만족도는?

"크게 만족합니다. 무엇보다 존재감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발전과 성장이 눈에 확연히 띕니다. 4년 전아시안게임을치르면서 불붙은 경제 성장도 피부로 느낄 정도이고, 포스코, 현재자동차, LG전자 등의 진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구요.

한국의 경제 기여도가 큰 데다 한류의 영향으로 어디를 가나 '한국인'이라는 것만이라도 알아 봐주는 것도 신나는 일입니다. 제가 일한 회사도 한국인이 50여 명밖에 안되고 입사 초기부터 매니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취업되자마자 바로 임원이 된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말 한마디마다 무게감이 실렸고, 현지어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 정보에도 밝고, 스스로 배우는 속도도 빨랐습니다. 존재감이자 큰 자부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제조 기업들은 공장을 운영해 나갈 중간의 허리층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군대 전역과 동시에 GYBM과정을 소개받고 바로 합류해서 치밀한 준비를 한 것 같습니다. GYBM 연수생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경영진에서 인정해 주고 현지인과 소통도 빠르고 좋으니 일의 효율도 높아지고 하니 좋았습니다.

아마 우리 후배들 20명 정도는 거뜬히 취업이 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반가운 조언이었다.

Q:모든 것이 좋기만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은?

"두 가지 측면이었습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 제조업에 취업을 주력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좋은 이유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었습니다. 특히 저에게는 일부러 낯선 곳을 찾아 나선 도전 정신이 오히려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것은 아이러니였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GYBM과정이 제조업에서 전문가로 경영자의 시야를 가지며 성장해가면서 창업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고 잘 알고 지원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취업 지역이 도시 외곽지역에서 일상이 전개됩니다. 이슬람교에 기반한 문화로 술과 유희라는 면에서 다소 금욕적인 면도 있습니다. 좁은 지역에서 치고받으며 살던 한국의 생활을 생각하면 '절간'에서 고시공부하는 수준의 금욕생활이 필요했습니다. 스스로 활력소를 찾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퇴근 후에 즐긴 편의점 맥주의 소소한 행복이 그리운 것이 과욕일까요?

두 번째 문제도 같은 맥락으로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그나라를 찾아 간 이유를 보면 워낙 명확하니까요. 섬유나 가방 등의 봉제산업이나 신발 제조가 주종을 이루니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회사 선택의 폭이 좁으니 대개의 연수생이 아쉬워했습니다."

Q: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지난해 5월에 한국에 들어왔으니 벌써 1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눈과 마음은 늘 인도네시아로 가 있습니다.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을 접하면 벌써 인도네시아에 머물고 있습니다. 성장하고 있는 나라이니 그만큼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기도 합니다. 짧은 1년이지만 상상도 못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2년간 만들어진 자신감의 값어치를 하려고 합니다."

Q:안타까운 상황에서 한 마디 해도 될까요?

이젠 필자가 말을 거들었다. 듣고 있으니 안쓰러움이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다."너무 이른 시기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어쩔 수 없을것이었지만… 이럴 때는 처음 마음, 기본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 과정이 제조업, 특히 동남아 제조업을 권하는 이유는 귀에 따갑도록 언급하였기에 본인의 더 큰 미래를 생각해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현지에서 적응하고 나름대로 즐기며 지내리라 생각했어요.

다시 강조하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주력인 섬유경공업 제품에 도전하면 중간 매니저급 인력 필요가 많아 당장 취업이 용이하고, 모든 산업에 기본이 될 제품과 업무기능, 경영의 넓은 시야를 단기간에 키울 수 있고, 수많은 원자재, 부자재등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창업의 용이성의 세 가지 측면이었지요.

거기다가 하나를 더하면 주문자상표부착(OEM/ODM)방식의 사업 경험은 글로벌 명품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지요.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5년, 10년 내에 창업의 기회와 접목될 것으로 봐요. 그렇다면 조금 남다른 방식으로 업무와 제품을 대하고, 조금 확장된 공부를 하고, 휴가 때나 귀국 길에 선진국을 둘러보는 기회도 가지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코로나19의 종식이 선행돼야 할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어떠한 기업에 들어가도 경험하지 못할 일을 했다고 봐요. 한국에 있을 동안에 주변의 동기들이나 찬구들과 세상을 보는 눈을 비교해보는 경험도 있기를 바래요."

이야기를 마치다 보니 새삼스러웠다. 한편으로는 복에 겨워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런 생각조차 없으면 젊음이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흔들었다. 그들에 대한 사랑이라 치부한다. 다음에는 저녁시간 맞춰오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삼겹살에 소주라도 한 잔 하며 힘이될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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