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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구리, 21세기 석유로 불리는 이유

골드만삭스 “구리 부족 해결하려면 10년 동안 206조 원 지출해야”

성일만 기자

기사입력 : 2024-04-26 07:47

최근 가격이 급등한 구리가 21세기 석유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가격이 급등한 구리가 21세기 석유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구리 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 10% 넘게 상승했다. 전기차를 비롯해 구리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거북이 걸음이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구리 수요가 연간 8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선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약 206조 원)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생 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전기를 다룰 수 있는 더 복잡한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피트의 구리 배선이 필요하다. 넓은 지역에 걸쳐 있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는 중앙 집중식 석탄 및 가스 발전소보다 생산된 전력 단위당 더 많은 구리를 필요로 한다.

구리 협회에 따르면 전기 자동차 생산을 위해선 가솔린 자동차보다 2배 이상의 구리를 사용해야 한다. 구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호주의 광산 기업 BHP는 25일(현지시각) 경쟁사인 영국의 앵글로 아메리칸에 390억 달러(약 53조 6250억 원) 인수 합병을 제안했다.

이는 전날 런던 주식 시장 종가 기준 시가 총액보다 14%나 많은 금액이다. 그만큼 구리 시장의 장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구리는 은에 이어 두 번째로 전도성이 높은 금속이다. 비싸다고 알루미늄과 같은 더 저렴한 대안을 사용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구리는 토스터기, 에어컨, 마이크로칩과 같은 다양한 전자 제품에 사용된다.

일반 자동차 한 대를 만들려면 약 29 킬로그램의 구리가 필요하다. S&P 글로벌의 연구에 따르면 탄소 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간 구리 수요가 2035년에서 5000만 톤으로 두 배 가량 증가해야 한다.

보수적인 예측가들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탈탄소화에 대한 투자를 강화함에 따라 구리 수요는 향후 10년 동안 3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구리가 재활용되고 있지만 그것으로 수요를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유일한 대안은 땅에서 더 많은 것을 파내는 것이다. 하지만 의미 있게 생산량을 늘리는 데에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

구리 생산업체들은 수요 감소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여 생산 능력을 늘리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새로운 채굴은 광석 등급의 하락으로 추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비용도 많이 든다. 구리 채굴의 환경 비용에 대한 조사가 증가하는 것도 더 많은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석유가 지난 세기의 지정학을 좌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세기에는 구리에 대한 경제적 접근이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는 제한된 미래의 구리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부분의 구리 광석은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 채굴되고 현지에서 가공되어 다른 국가로 수출된다.

중국은 해외에서 광산을 채굴하고 국내에서 대규모 제련 능력을 구축함으로써 자국 매장량의 부족을 메우고 있다. 중국의 과잉 생산 능력이 제련 비용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낮추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러한 전략적 산업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불안해하고 있다.

열성적인 구매자들이 너무 많아서 칠레, 페루, 콩고 민주 공화국과 같은 주요 구리 생산국들은 배짱 무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

구리 생산은 많은 지하수와 농지 오염, 야생동물, 식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을 사용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호주 퀸즈랜드 대학의 연구원들에 따르면, 구리 광석이 처리되고 남은 폐물질의 양은 2020년에 연간 43억 톤에서 2050년에 160억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지만 공급 확대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20세기 석유 산업이 겪었던 문제점이 고스란히 오늘날 구리 산업으로 넘어왔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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