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생인 안정호 시몬스침대 대표는 국내 침대 산업을 일군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차남이다. 안 회장의 장남은 30년간 침대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에이스침대의 수장인 안성호 대표다.
1963년 안유수 회장이 설립한 에이스침대는 1980년대 미국 침대업계 1위 브랜드인 씰리와 기술 제휴를 계기로 국내 침대업계에서 1위에 올라섰다.
1993년 에이스침대가 미국 시몬스침대의 한국 법인이 갖고 있던 상표권을 인수한 이후 시몬스침대는 2001년부터 안정호 사장이, 에이스침대는 2002년부터 안성호 사장이 대표를 맡아 이끌고 있다.
현재 비상장기업인 시몬스침대의 지분은 안정호 대표가 100% 보유하고 있으며 에이스침대와 별도의 지분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 시몬스침대는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에이스침대를 맹추격하고 있다.
안정호 대표는 지난해에도 에이스침대와의 격차를 대폭 좁히며 친형의 입지를 위협했다.
시몬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2715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9년 대비 각각 33%, 39%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창립 이래 최대의 실적이다.
같은 기간 에이스침대 매출은 2895억 원으로 2019년 대비 4.4% 늘어났다. 두 회사 간 매출 격차는 2019년 736억 원에서 2020년 180억 원으로 줄었다.
시몬스침대 매출이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유통망 개선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 덕분이라는 해석이 많다.
실제로 시몬스침대는 기존에 중저가 가구거리에 있던 대리점을 도시 중심의 프리미엄 상권에 재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시몬스 본사가 대리점의 임차료, 관리비, 인테리어, 매장 홍보, 마케팅 비용 등을 모두 부담하는 시몬스 맨션을 집중적으로 늘렸다. 지난 한 해에만 18곳이 추가됐으며, 현재 전국에 총 38개의 시몬스 맨션이 있다.
또 프리미엄 제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에서 시몬스침대는 개점 이후 약 3주 동안(2월 24일~3월 21일) 매출 11억 원가량을 달성했다. 이 백화점에 입점한 침대가구·라이프스타일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시몬스침대 매장은 지난 2월 한 달간 매출 7억 원을 올렸다. 1000만~2000만 원대 제품인 ‘뷰티레스트 블랙’의 경우 지난해 이 매장에서 상반기 5억 원, 하반기 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안정호 대표는 이 같은 회사의 성과를 임직원, 협력사 직원과 나누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24일 시몬스침대는 “안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전사 이메일을 활용해 시몬스침대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일부를 전 직원과 협력사 직원에게 특별 격려금으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해당 이메일에서 “올해도 많은 게 불확실해 보이지만 서로 믿고 의지하고 주변을 잘 배려하면서 함께 이겨내 보자”고 독려했다.
시몬스침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격려금 규모는 지난해 영업이익 147억 원의 10%로,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나눴다.
이번 격려금 지급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한 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결정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안 대표의 나눔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경제를 되살리는 데 힘을 보태고자 지난해 6월, 본인 연봉의 일부를 반납해 전 직원에게 30만 원씩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대리점주, 위탁 판매대행자를 위해 총 10억 원 규모의 유통점 지원책을 실시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