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사회공헌 활동으로 막바지 설 준비에 한창이다. 이들의 활동은 크게 협력사의 자금 운용을 돕거나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거나 영세 브랜드에 판로를 마련해주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롯데, BGF리테일 등 업체는 협력사가 설 연휴에 직원 상여금 등 각종 비용 지출 증가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자금적인 지원에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납품 대금 6400억 원을 중소 협력사(약 1만 8000곳)에 오는 2월 8일까지 지급 완료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롯데백화점, 롯데e커머스,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의 30개사가 동참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과 현대백화점그룹도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BGF리테일은 가맹점‧중소협력사를 대상으로 운영 정산금 2000억 원을 선지급한다. 상품‧물류를 거래하는 100여 개 협력사의 결제 대금은 열흘가량 앞당겨 전달하고 전국 가맹점주를 대상으로도 1월 운영 정산금을 앞당겨 정산할 계획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혜택을 받는 중소 협력사는 현대백화점과 거래하는 1000여 곳을 비롯해 모두 4500여 곳이다.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현대리바트·현대백화점면세점·현대L&C·현대렌탈케어 등 12개 계열사는 결제 대금 3064억 원을 중소 협력사에 선지급한다.
신세계그룹은 동반성장을 위해 1만 2200곳 중소 협력사에 4900억 원 상당의 납품 대금을 오는 2월 5일에서 10일 사이에 지급한다. 여기에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에브리데이가 참여한다. 지난해 2000억 원 수준이었던 신세계그룹의 명절 조기 지급 대금 규모는 배 이상 확대됐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는 220여 개사에 약 500억 원 규모의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롯데마트, 이마트·SSG닷컴, GS25는 물가 안정을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먼저 롯데마트는 오는 31일까지 전 지점에서 농촌경제 회복을 위한 농산물 행사를 연다. 최근 양파가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점을 고려해 롯데마트는 지난해 7월 수학해 저장해둔 양파 물량 100t을 고객 1인당 2망 한정으로 공급한다.
이마트·SSG닷컴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오는 2월 3일까지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행사를 벌인다. 이 기간 이마트에서 농할 행사상품을 구매하는 신세계포인트 회원은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SG닷컴에서도 동일한 할인율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결제 시 장바구니 쿠폰 혹은 신세계포인트 쿠폰이 적용된다.
GS25는 오는 2일 1일부터 편의점 대표 상품 142종으로 긴급 구성한 파격 행사를 진행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고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활성화를 위해 매월 열리는 정기 행사 외에, 상품군별 대표 상품 위주로 할인하는 행사를 추가로 기획했다. 96종의 상품 대상으로 1+1 증정 혜택을 주며 46종의 상품에는 초특가 또는 2+1 행사 혜택이 적용된다.
2017년 첫선을 보인 신세계백화점의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팩토리스토어’는 국내 패션업계의 상생 도우미로 나섰다. 팩토리스토어는 고양, 센텀시티, 파주, 강남, 대전, 영등포, 시흥, 기장, 안성점 등 전국 총 9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2월 여주에 10번째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지난해엔 온라인몰인 SSG닷컴에 공식스토어를 선보였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영세 디자이너 브랜드 위주로 대규모 재고 매입을 진행했다. 2020년 재고 매입 규모는 총 4억 원가량으로 2019년에 비해 2배 가까운 규모로 이뤄졌다. 이달까지 총 10억 원에 가까운 물량을 사들였다고 신세계백화점 측은 밝혔다.
여성 커리어 캐주얼 브랜드 ‘수미수미’는 이번 팩토리스토어의 원조로 2년 차 이상 재고를 전체 매각해 숨통을 틔웠다. 캐시미어 니트 디자이너 브랜드 ‘리플레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네스티킥’도 팩토리스토어에 이월 상품들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김정환 신세계백화점 뉴리테일 담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내 패션업계를 위해 대규모 재고 물량 매입을 해오고 있다”면서 “다른 업체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