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8일 직접 만나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정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네이버 본사를 찾아, 이 GIO와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참석했다.
구체적 회동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양사 수장이 만났다는 점에서 폭넓은 협력 방안이 거론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등 이커머스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의 ‘비대면 특수’ 영향과 동시에 핀테크 사업 확대, 쇼핑라이브 도입, 빠른 정산 서비스 등에 힘입어 외연확대와 성장성까지 확보했다.
실제 커머스 부문에서 네이버는 지난해 1조89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7.6% 증가한 것으로 12월 기준 스마트스토어 수는 41만 개를 기록했고, 월 거래액 1억 원 이상인 스토어가 4000개나 된다. 최근 새로운 쇼핑 플랫인 ‘쇼핑라이브’가 누적 시청 횟수 1억뷰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얻으며 네이버쇼핑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커머스 시장 확대와 비례하는 네이버페이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도 전년 대비 68% 늘어난 7조8000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네이버는 지난해 물류 강자인 CJ대한통운과 협력을 통해 물류 부분의 약점을 보완시켰다. 신세계의 이커머스 시장과는 결이 다르지만 네이버 커머스 사업이 확대될수록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로선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신세계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시너지를 확보할 공간은 남아있다. 연간 매출액 20조 원을 넘는 이마트와 신선식품과 상품 소싱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이번 네이버와 신세계간 협력이 지난해 진행된 네이버-CJ간 대규모 지분교환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네이버가 그간 대규모 사업 협력에서는 지분교환 방식을 채택해왔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CJ대한통운과 3000억 원,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는 각각 1500억 원 규모 지분을 맞교환했다. 앞서 지난 2017년에도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5000억 원의 지분교환 방식을 통해 금융사업에 뛰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기업의 대표자들이 직접 만난 만큼 사업별 포인트가 다른 영역에서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대형 협력 전선 구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