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든다. 신년사에서 언급한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를 몸소 보여준 것인데, 그의 야구단 인수 결정이 유통업계에 어떤 선례를 남길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이마트는 SK텔레콤과 SK와이번스 인수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와이번스는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야구단으로 창단 후 한국시리즈에서 통산 4번을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이마트의 구체적인 인수 방식과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언제 협약을 맺을지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야구단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프로야구를 비롯한 한국 스포츠의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평소 야구단 운영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울 히어로즈 구단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또 그가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것을 고려해 볼 때 이번 SK와이번스 인수 결정은 체험형 공간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대중에 공개하면서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사업과 프로야구가 연계된 새로운 사업모델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이마트를 체험형 매장으로 새로 단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타필드 등 복합 쇼핑몰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031년 개장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국제 테마파크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이에 신규 체험형 매장에 스포츠 관련 시설이 들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구단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이마트는 고객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 프로야구 관중의 60%는 20·30대인데, 이들에게 브랜드를 새롭게 알리고 ‘도심 속 스포츠’에 착안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MZ세대의 대형마트로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