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이하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 신작 개봉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영화상영관협의회(이하 상영관협회)는 지난 18일 이들 3사가 오는 2월에 개봉하는 영화를 대상으로 상영 부금 외에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화시장에서 제작, 투자, 배급, 상영은 서로가 그물망처럼 촘촘히 짜여 있는 공생관계이자 하나의 생태계다. 영화산업은 극장의 티켓 수입을 극장과 영화배급사가 분배 비율(부율)에 따라 나누고, 배급사가 받은 부금을 투자사와 제작사가 나눠 갖는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며 배급사들이 신작 개봉을 늦추자, 고통분담 차원에서 멀티플렉스들이 나름의 해결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설 명절 전후에는 배급사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지만 올해는 명절 대목을 앞에 두고도 분위기가 냉랭한 편이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현지 영화관의 3분의 2가 영업을 중단하면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3월), ‘분노의질주: 더 얼티메이트’·‘블랙위도우’(5월), ‘베놈: 렛 데어 비 카니지’(6월) 등 해외 대작들의 개봉 또한 불투명해졌다.
신작 개봉은 극장가에 훈풍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2일~24일 관객 수는 36만 2585명으로 15일~17일(8만 7287명) 대비네 배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신작 ‘소울’이 흥행한 덕으로 분석된다. 해당 기간 이 작품은 좌석판매율 9.6%, 매출점유율 84.4%를 달성하면서 개봉 닷새 만에 누적 관객 수 40만 명을 돌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극장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신작 개봉이 최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업계 내에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영관협회 측의 지원 결정에 따라 각 극장의 직영점은 관객 1인당 1000원, 위탁점은 500원의 개봉 지원금을 배급사에 조달할 예정이다. 국내 영화‧외화 구분 없이 영화별로 개봉 이후 최대 2주간 영화 관객 수에 따른 부금에 추가 지원금을 정산해 지급한다. 이번 지원금으로 배급사는 개봉 작품의 손익분기점을 낮추고, 관객 스코어에 대한 부담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업계 측은 전망하고 있다.
상영관협회 관계자는 “2월 한 달간 해당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추가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설을 앞둔 극장사의 고통분담도 의미있지만, 극장 내 좌석 거리 두기와 운영시간 측면에서 유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좌석 거리 두기에 유연성이 필요하다. 연인, 친구, 가족끼리 함께 오는 관객이 대다수인 점을 감안해 두 자리 착석 후 한 자리를 띄우거나 일행끼리 붙어 앉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실적인 거리 두기 운영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