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무신사가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다.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입점 브랜드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무신사는 유럽을 기반으로 패션 세일즈 사업을 전개하는 '아이디얼피플'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아이디얼피플은 2008년 미국에서 처음 설립해 해외 홀세일, 패션쇼, 이벤트 등을 기획하며 한국 브랜드를 글로벌 무대에 소개하는 해외 쇼룸 에이전시다. 글로벌 패션 분야에서 10년 이상 쌓아온 사업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패션 브랜드를 해외 선진 시장에 소개하는 기업은 아이디얼피플이 유일하다.
무신사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무신사 스토어 입점사 중 발전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의 유럽 진출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품 품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인프라 부족으로 해외 무대에 진출할 기회를 얻지 못한 국내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리차드천 아이디얼피플 대표는 "앤더슨벨과 디스이즈네버댓 등 국내 브랜드의 해외 홀세일을 진행하며 해외 시장에서 'K-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디지털 컬렉션과 언택트 바잉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고, 잠재력 있는 국내 브랜드 발굴과 해외 판로 개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무신사는 1월에 일본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국내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돌입한다. 무신사 스토어가 일본 온라인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에 앞서, 브랜드가 일본 진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브랜드 지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일본 기업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결제 시스템, 물류, 고객 서비스(CS) 운영에 특화된 무신사 전문 인력도 투입한다. 일본 시장이 사업 운영 방식과 고객 행동 측면에서 국내 상황과 매우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마켓 트렌드와 타깃 성향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으로 패션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거래액만 743억 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온라인 패션 스토어 시장에서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도 2020년 1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실적 경신을 이루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문일 무신사 성장전략 본부장은 "아이디얼피플이 전개하는 해외 쇼룸 사업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브랜드에 대한 해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인프라 부족으로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아이디얼피플 투자와 일본 법인 설립을 발판으로 무신사의 해외 사업 실마리와 가능성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