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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헬륨 쇼크' 2주 카운트다운... K-반도체 공급망 통째로 흔들리나

이란 드론 공격에 세계 공급량 30% 증발... 카타르 '불가항력' 선언에 시장 마비
한국 헬륨 의존도 64.7% '압도적'... 삼성·SK 재고 확보 총력전에도 장기화 시 타격
산업부, 14개 핵심 소재 긴급 수급 조사 착수... 제2의 '우크라이나 가스 대란' 우려
반도체 초정밀 공정의 숨통을 조이는 '헬륨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세계 최대 헬륨 생산 거점인 카타르 라스라판(Ras Laffan) 시설이 가동을 멈춘 지 열흘을 넘기며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공백이 발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초정밀 공정의 숨통을 조이는 '헬륨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세계 최대 헬륨 생산 거점인 카타르 라스라판(Ras Laffan) 시설이 가동을 멈춘 지 열흘을 넘기며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공백이 발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반도체 초정밀 공정의 숨통을 조이는 '헬륨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2(현지시각)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세계 최대 헬륨 생산 거점인 카타르 라스라판(Ras Laffan) 시설이 가동을 멈춘 지 열흘을 넘기며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공백이 발생했다. 세계 공급량의 30%가 단숨에 사라진 가운데, 카타르산 헬륨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반도체 업계는 당장 2주 뒤부터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탐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지난 12일 보도를 통해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현재까지 라스라판 단지의 생산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타르에너지가 지난 4일 기존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가스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 중동 리스크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 중동 리스크 현황.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카타르발 공급 마비... 왜 한국에 치명적인가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냉각과 세정에 쓰이는 대체 불가능한 희귀가스다. 한국무역협회(KITA)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헬륨 수입량의 64.7%를 카타르에 의존했다. 대만과 함께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의 18%를 점유하는 한국 입장에서 카타르의 생산 중단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는 것과 다름없다.

가스 전문 분석 기관 가스월드(Gasworld)는 지난 7"단기간 내 가동 재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헬륨 전문가 필 콘블루스(Phil Kornbluth)"가동 중단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유통사들이 설비를 재배치하고 공급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므로, 생산 재개 이후에도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 '재고 마지노선' 사수 작전... 정부도 긴급 점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즉시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용 헬륨의 통상 재고는 2주 내외지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내 기업들은 이를 1~3개월치까지 늘려 잡았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당장의 생산 차질은 막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로 헬륨 소요량이 급증한 점이 최대 변수다.

정부 움직임도 긴박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반도체 소재 수급 점검 회의를 열고 헬륨을 비롯해 이스라엘 의존도가 90%가 넘는 브롬(Bromine) 14개 핵심 품목의 상황을 긴급 조사하고 있다. 중동발 리스크가 한국 반도체 라인을 세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가스 대란 학습 효과로 재고를 늘렸으나, 중동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2주를 넘길 경우 실제 가동률 조정에 들어가는 라인이 나올 수 있다"라고 우려한다.

지정학적 리스크 일상화... '자원 안보' 없이는 1위 수성 불가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동 중단을 넘어 '자원 무기화' 시대의 서막을 보여준다. 2022년 네온 가스 대란 당시 우리 기업들은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로 위기를 넘겼으나, 헬륨은 생산 국가가 극소수라는 점에서 대응이 훨씬 까다롭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공정은 단 하나의 소재만 빠져도 전체 라인이 멈추는 특성이 있다""중동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2주를 넘기면 실제 가동률 조정에 들어가는 라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역시 한국과 대만의 소재 수급 불안이 글로벌 IT 생태계 전체의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헬륨 재활용 기술 도입과 공급처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적 개편이 없다면, 중동에서 날아온 드론 한 대가 한국의 수출 기둥을 흔드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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