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공개, 실리콘 포토닉스 통합형 수율 검증 돌입... 구리 배선의 ‘유령 전력’ 사형 선고
젠슨 황의 잔혹한 테스트, “빛의 인터페이스 못 만들면 엔비디아 공급망서 퇴출”
젠슨 황의 잔혹한 테스트, “빛의 인터페이스 못 만들면 엔비디아 공급망서 퇴출”
이미지 확대보기데이터센터의 거대한 서버 랙 사이를 흐르는 뜨거운 열기는 사실 구리의 비명이다. 전선 속을 흐르는 전기 신호가 저항에 막혀 허공으로 날아가는 이른바 유령 전력은 인공지능(AI) 시대의 가장 큰 적이다. 하지만 이제 그 비명이 멈출 날이 머지않았다. 2026년 3월 현재, SK하이닉스가 칩 외부의 광통신 모듈을 거치지 않고 메모리 패키지 내부에 직접 빛의 엔진을 심어 넣는 극비 공정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단순히 선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반도체 몸체 자체가 빛의 언어로 대화하기 시작했다는 선언이다.
구리의 저주를 끊어낼 실리콘 포토닉스의 습격
국내 반도체와 인공지능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의 상당 부분은 연산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쓰인다. 구리 전선은 전자가 이동할 때 필연적으로 저항을 일으키고, 이는 곧 막대한 열 손실로 이어진다. 엔비디아(Nvidia)가 차세대 AI 가속기에서 전기 배선을 아예 없애고 칩 안까지 빛이 들어오는 광학 입출력(I/O)을 표준화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빛은 전하를 띠지 않아 저항이 거의 없고, 구리선보다 수만 배 많은 정보를 동시에 나를 수 있기 때문이다.
패키지 안으로 들어온 빛의 심장, 인 패키지 혁명
이번에 확인된 SK하이닉스의 행보는 기존의 광학 기술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까지는 칩 밖에서 별도의 광통신 모듈을 연결해 신호를 주고받았다면, 이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패키지 내부에 직접 광 변복조 장치를 박아 넣는 실리콘 포토닉스(Silicon Photonics) 통합형 구조를 택했다. 칩 내부에서 이미 전기 신호가 빛으로 변환되어 밖으로 쏘아지는 방식이다. 칩 외부로 나가는 통로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원천 차단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를 광속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글로벌 파운드리와 손잡은 하이닉스의 수율 데드라인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및 핵심 테크니컬 파트너들과 함께 이 통합형 HBM의 양산 수율(Yield, 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 검증에 들어간 상태다. 패키지 내부에 이질적인 광학 소자를 통합하는 공정은 난도가 극도로 높지만, 성공할 경우 엔비디아의 차세대 가속기인 루빈(Rubin) 이후 모델의 핵심 부품 지위를 독점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율 검증 결과가 향후 5년의 AI 반도체 공급망 서열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젠슨 황이 던진 질문, 누가 빛을 완벽히 다루는가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며 새로운 생존 조건을 제시했다. 단순히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능력이 아니라, 누가 더 신뢰성 있는 빛의 전용 인터페이스(Interface)를 구현하느냐를 기준으로 물량 배분을 결정하겠다는 의중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전력 효율을 극단적으로 높인 광학 인터페이스가 곧 자사 제품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이제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빛의 신호를 제어하는 광학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시험받게 되었다.
유령 전력이 사라진 데이터센터, 인류 문명의 재설계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