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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HBM4' 공급…마이크론은?

엔비디아, 중국향 H200 생산 중단·TSMC 라인 '베라 루빈'으로 전환…미·중 규제 불확실성에 전략 급선회
576GB 용량 HBM4 16스택 탑재 차세대 가속기…SK하이닉스 70%·삼성전자 30% 배분, 올해 하반기 출하
엔비디아가 미·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H200 인공지능(AI)칩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대만 TSMC에 확보한 위탁생산 라인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으로 돌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단독 공급사로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가 미·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H200 인공지능(AI)칩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대만 TSMC에 확보한 위탁생산 라인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으로 돌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단독 공급사로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엔비디아가 미·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중국 시장을 겨냥해 생산하던 H200 인공지능(AI)칩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대만 TSMC에 확보한 위탁생산 라인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으로 돌렸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단독 공급사로 최종 낙점되면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엔비디아 최상위 가속기 공급망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 시각) 디지타임스아시아 보도를 종합하면, 엔비디아의 이번 전략 전환은 HBM4 시장에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H200 생산 중단…25만 개 재고로 제한적 수요 대응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부터 H200 칩의 중국 판매 가능성을 두고 미국과 중국 당국 모두를 상대로 승인 절차를 밟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H200 대중국 판매를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한 이후, 엔비디아는 생산을 늘리며 중국 고객사 주문에 대비했다. 당초 중국 수요는 100만 개 이상으로 예상됐고, 공급망은 이르면 지난달부터 납품 채비를 갖췄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는 고급 칩이 안보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요구하며 승인 절차를 지연시켰다. 지난달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관계자는 수출 허가가 나왔음에도 엔비디아의 H200이 중국 고객사에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 정부 역시 국내 AI 개발사들이 자국 반도체 기업 제품을 채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H200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현재 H200을 약 25만 개 생산해 재고로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 양측이 제한적인 주문만 허용할 경우 이 재고 물량으로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콜레트 크레스는 지난주 실적 발표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소량의 H200 칩을 중국에 납품하는 허가를 내줬지만 아직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수입이 허용될지조차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불확실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 확실한 것을 추진해야 한다. 이번 전환은 오히려 베라 루빈 납품과 출시를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회동할 예정이어서 반도체 수출 통제 기조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규제가 완화된다면 엔비디아가 H200 공급망 가동을 재개하기까지는 최대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SK하이닉스, HBM4 단독 공급…마이크론은 중·하위 라인업으로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 플랫폼 생산에 집중함에 따라 HBM4 공급 구도도 윤곽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베라 루빈용 HBM4의 단독 공급사로 선정됐다. 마이크론은 최상위 제품 공급망에서 빠지고 중위 제품인 '루빈 CPX' 라인에 HBM4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배분 비율은 SK하이닉스가 약 70%, 삼성전자가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당초 50%대로 예상됐던 SK하이닉스 배분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 대규모 양산에서 엔비디아와 쌓아온 협력관계를 꼽는다.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에 요구한 HBM4 동작 속도는 업계 표준 기구 JEDEC(반도체기술위원회)이 정한 초당 8기가비트(Gbps) 기준을 웃도는 초당 10~11Gbps다. 삼성전자는 10Gbps와 11Gbps 두 가지 규격 모두에서 엔비디아의 내부 품질 검증을 통과하고 지난 2월 소량 납품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11Gbps 규격에 대한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하며 이달 중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로직 다이를 채택해 기술 경쟁력을 높였다. 한경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엔비디아·AMD 등 주요 AI칩 고객사에 HBM4를 공식 납품할 계획이다.

HBM4는 D램 웨이퍼 투입부터 패키징까지 통상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달 본격 양산에 들어가야 올해 하반기 베라 루빈 출하 일정에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라 루빈 메모리 576GB, AMD 차세대 경쟁 제품 웃돌아


베라 루빈은 그래픽처리장치(GPU) 1개당 HBM4 8스택을 탑재해 메모리 용량이 288GB에 이른다. '슈퍼칩' 형태로 GPU 2개를 결합하면 총 576GB가 된다. 이는 AMD의 차세대 가속기 MI450에 계획된 432GB보다 33% 많다. 베라 루빈 하드웨어는 오는 하반기 출하 예정이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6일 GTC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HBM4 공급 배분 결과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독 공급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현지 시각) 마이크론 주가는 6.74% 내렸다. 삼성전자는 7.81%, SK하이닉스가 9.52% 하락했으나 엔비디아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ipRanks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에 대한 월가 평균 목표주가는 272.16달러(약 39만9200원)로, 39명의 애널리스트가 '강력 매수(Strong Buy)' 의견을 제시했다.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이 순수 기술 경쟁을 넘어서면서 안정적인 품질과 대량 양산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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