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1위 기업 농심이 비건(채식주의) 사업 본격화와 함께 숙취해소제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업 다각화 작업에 들어갔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중소기업 '간만세'와 전략적 제휴로 숙취해소제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제휴가 이뤄진다면 농심은 보유한 유통망을 이용해 간만세를 공급하는 판매 대행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간만세는 회사와 같은 이름의 숙취해소제 '간만세'를 2017년 론칭하고 성장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간만세와 긍정적인 방향으로 판매 대행을 검토 중이다"면서 "시기나 수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최근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사업 다각화 수순을 밟고 있다. 농심은 국내 라면 시장에서 55%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외식을 자제하고 라면이 식사대용식으로 주목받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심의 사업이 라면·스낵에 치중되어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농심은 생수 사업 등에 힘을 쏟으며 '백산수'를 키워왔다. 현재 농심의 매출은 라면 65%, 스낵 25%, 생수 10% 순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지난해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론칭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재도전했다. 올해는 지난 12일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 본격화를 예고한 데 이어 숙취해소제 판매 대행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농심이 라면 외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주력하고 있는 생수 사업은 1조 원에 이르는 시장에서 점유율 3위까지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농심 백산수의 점유율은 8.6%로 제주 삼다수,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에 이어 3위 업체다.
채식 시장과 숙취해소제 시장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CFRA는 2018년 약 22조 원 규모였던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16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숙취해소제 시장도 2015년 1300억 원에서 2019년 2500억 원까지 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간만세는 2017년 매출 3억 원에서 2018년 50억 원까지 성장한 업체다"면서 "주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숙취해소제도 함께 성장하고 있어 전망이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