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특히 미국에서 'K-푸드'의 열풍이 거세다. 그 중심에는 만두와 라면이 있다. 대표적으로 농심과 CJ제일제당이 '한국인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23일 시장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라면 매출은 2조 1500억 원으로 지난해 2조 838억 원보다 3.2% 늘어날 전망이다. 라면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매출이 정체돼 있었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공식품이 다양해지면서 라면을 찾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로 간편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해외에서 라면이 간식이 아닌 식사 대용식으로 떠오르면서 라면 시장은 활기를 찾았다. 특히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등장하면서 해외에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짜파구리를 판매하는 농심은 국내 1위 라면 기업이자 세계 5위 라면 기업이다. 올해 해외 매출액만 9억 90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현지 제품을 모방하지 않고 농심의 맛 그대로 시장에 선보인다. 회사는 미국에 이미 진출해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일본 라면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면 단기적인 매출을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농심의 브랜드가 사라지리라 판단했다.
농심 관계자는 "마케팅은 현지에 맞추되 맛은 한국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면서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신라면건면 삼총사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며, 신라면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올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냉동만두를 앞세워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CJ제일제당의 값진 성과다.
비비고 만두는 처음부터 '한국 만두'라는 점을 강조해 국내와 해외 시장을 모두 고려해 기획됐다. 표기도 중국식 만두인 '딤섬' '교자' 등이 아닌 '만두(Mandu)'다. 중국식 만두는 한국식 만두와 차이가 크다. 중국에서 만두는 식사 개념이 커 만두피가 두껍고 숙성과 발효 과정을 거친다. 속재료도 2~3가지로 단순하다.
한국 만두인 비비고 만두는 다르다. 만두피가 얇고 숙성을 시키지 않으며 두부, 김치 버섯, 고기, 숙주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 비비고 만두는 밀가루가 적은 얇은 만두피와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하며 '건강식'으로 차별화시켰다.
비비고 만두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중국 만두와 차별화된 한국 만두를 인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 진출 초기부터 주요 채널인 코스트코에 진입하고, 주류(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한국 만두의 정체성을 가져가는 동시에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한입 크기로 사이즈를 줄여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닭고기를 좋아하는 현지 입맛을 고려해 치킨 만두도 개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 출시와 함께 꿈꿨던 ‘전 세계인들이 주 1회 한국 음식을 즐기는’ 비전이 실제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전 세계에 비비고 만두를 더욱 널리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