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녹색제품의 생산·유통·소비 확대 방안을 담은 ‘제4차 녹색제품 구매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해 새해부터 시행 중인 가운데, 유통가에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친환경 경영에 힘을 쏟겠다는 기조는 유통 그룹 수장들의 신년사에서 먼저 찾아볼 수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감소 극복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스페셜티(고기능성) 제품 중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라면서 “핵심 사업을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디지털, 친환경 분야로 옮겨가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GS그룹의 신년사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 강화가 중점을 이뤘고 친환경 키워드가 새롭게 추가됐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음료를 판매하고 내부 취식도 가능하지만 현행법상 휴게음식점이 아니라 종합소매점으로 분류돼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 비해 느슨한 환경 규제를 적용 받던 편의점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정부 규제보다 앞서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이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CU는 지난 5일부터 환경을 고려한 대대적인 혁신에 나섰다. 점포에서 판매하는 종이컵, 접시류 일회용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출시하고 기존 제품들은 재고 소진 시까지만 판매 후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GS25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시행에 맞춰 올바른 분리 배출 방법을 알리는 안내문을 편의점에 부착하기로 했다.
오는 설 명절을 겨냥해 대형마트업계가 기획한 선물세트에는 친환경 포장재가 다수 도입됐다.
롯데마트는 설 과일 선물 세트를 플라스틱‧스티로폼 대신 종이만을 이용해 포장한다. 배송 중 과일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받침대는 종이 소재 제품으로 자체 개발했다.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육 세트는 장바구니로 이용할 수 있는 보랭백에 담기로 했다. 포장에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버섯·인삼 세트도 마련했다.
홈플러스는 과일 선물 세트의 내부 칸막이를 플라스틱에서 종이 재질로 바꾸고, 수산과 축산 세트에 쓰이는 아이스팩의 충전재를 젤 대신 물을 사용한 제품으로 교체했다.
이마트 역시 설 선물세트에 과대 포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고, 관련 자료도 만들어 협력사에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