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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내부, '금리인하 시기' 놓고 분열 심화...월러 총재 "7월 인하" 주장

트럼프 관세정책 물가상승 영향 평가 엇갈려...올해 2회 이상 vs 동결 팽팽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의견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효과에 대한 견해 차이로 중앙은행 관료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 파월 연준 의장의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총재는 지난 20CNBC 인터뷰에서 빠르면 7월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물가상승을 밀어 올릴 위험을 낮췄다고 평가했다. 월러 총재는 "우리는 물가상승에 큰 관세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6개월 동안 멈춰 왔다""하지만 그런 충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첫 임기 동안 그를 지명한 후 2020년 연준 총재가 된 월러의 발언은 연준이 지난해 1%포인트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만장일치로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연준 내부 의견차 확산... 10"2회 이상 인하" vs 7"동결"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것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이번 주에는 2.5%포인트 인하를 요구하고 파월 의장을 "미국의 수치"라고 조롱했다. 그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중앙은행에 "트럼프 자신을 임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에 발표한 일련의 전망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정책을 세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올해 금리를 여러 차례 인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전혀 인하하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2회 이상의 0.25%포인트 인하를 내다보는 위원은 여전히 10명이었다. 그러나 7명은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2명은 1차례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20265월이면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은 지난 18"위원회에 대한 매우 건전한 견해의 다양성"이 있음을 인정했지만,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강력한 지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에 대한 더 많은 자료가 나오면 위원회 위원들 간의 의견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밝혔다.

24억 달러(3조3000억 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부문 투자총괄 릭 리더는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금리 인하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연준 관리들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위원회들 사이에는 분명한 의견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논쟁은 트럼프의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차입 비용을 계속 높게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경제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에 집중돼 있다. 현재 4.25-4.5%의 금리는 이른바 중립 수준보다 높다고 본다. 중립 수준은 경제를 가속화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수준이다.

◇ 관세 물가상승 우려 완화...가을 인하 가능성 부상


이번 주 연준의 전망에 따르면 정책입안자들은 전반적으로 올해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고 물가상승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은 잠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주 발표한 5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예상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고, 물가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지난 20CNBC에 출연해 관세가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덜 걱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관세를 처음 발표했을 때만큼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7월에 인하를 내다보지는 않지만 가을에는 더 큰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관리들은 미국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관리들은 일부 부문에서 노동 시장이 약해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8"중앙은행의 의무는 장기 물가상승 기대치를 잘 고정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가상승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당분간은 정책 기조에 대한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경제의 예상 경로에 대해 더 많이 알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투자자들이 올해 10월부터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내다본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TS 롬바드의 수석 미국 경제학자인 스티븐 블리츠는 "월러 총재는 연준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보다 금리 인하 시점이 훨씬 가깝다는 점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연준은 금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경제 신호를 더 확실하게 확인한 뒤에야 행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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