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영란법(청탁금지법) 기준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선물 상한액을 20만 원으로 늘린 것을 두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농‧축‧수산물 등 선물 상한액을 오는 10월 4일까지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일시 상향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8일 의결했다.
이에 백화점 등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이는 업체들은 개정안에 맞춰 추석 맞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만 원 초반대 상품을 10만 원 후반대로 할인하는 상품을 마련했으며 20만 원 미만 추천 상품을 10개 품목가량 선정했다.
신세계‧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날부터 크게 변동된 사항은 없다. 둘 다 가격대는 그대로 유지하되 기존 프리미엄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택했다. 사전예약 판매가 마무리되고 본 판매를 시작하는 시점이라 이제 와서 가격을 변동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복‧축산 선물세트 물량을 30% 추가로 확보했다. 백화점이 판매하고 있는 선물세트 중에는 ‘사과‧유자‧녹차를 머금은 굴비’(20만 원), ‘손질할 필요 없는 간편 붉은 새우세트’(10만 원) 등 20만 원 이하의 상품이 여럿 있어 개정한 시행 이후 수요의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도 10만 원 이상~20만 원 이하의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물량을 20~30% 더 준비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추석에 대면 접촉 대신 선물 보내기를 권장함에 따라 유통업계는 고가의 농산물을 추석 선물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선물 수요가 커져 매출이 늘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유통업계에 실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20만 원 미만의 상품은 백화점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분류가 안 된다. 개정안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물 상한액이 늘어났기 때문에 고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는 판단되지만,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매출 변동 폭이 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