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리더연구소는 유통업계 '리더'들의 이슈와 경영철학 등을 짚어보는 꼭지로 매주 1회씩 연재됩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유통업계를 분주히 누비고 있다. 그는 발자취를 개인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고 네티즌들과 소통하는 등 대기업 수장답지 않은 소탈한 모습을 보이며 업계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 정용진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
정 부회장은 지난 18일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사진과 함께 “이마트에서 쇼핑 중. 어디 이마트인지는 안 알려드림”이라는 글을 게재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네티즌들은 사진 뒤편으로 보이는 ‘오색밥상’ 간판을 근거로 사진 속 이마트가 올해 5월 말 재개점한 이마트타운 월계점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논란이 됐던 오색밥상 매장은 강릉점·월계점을 포함해 10여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정 부회장은 이후 강원도 감자밭에서 샴페인 잔을 들고 찍은 사진과 양양 ‘파머스키친’ 방문 인증샷 등을 올리며 점포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다.
그는 이후 20일 인스타그램에 “I was at 이마트 강릉점”이라며 앞서 올린 사진 속 장소를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뉴스에선 월계점이랬는데 뉴스가 틀렸네요” “강릉에서도 이마트 사랑이시네요” “사장님 언더커버 보스인가요?”라는 등의 댓글을 달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그의 인스타그램은 이마트를 비롯한 유통매장의 홍보 창구로 거듭나고 있다.
이달 14일 정 부회장은 이마트 피코크의 ‘잭슨시카코피자’ 사진을 게재했다. 이로부터 이틀 후에는 노브랜드의 크레페 3종을 찍어 올리면서 “강추(강력추천)”라는 글을 달았다. 18일에는 '어메이징 즉석떡볶이' '어메이징 부대찌개' '샤인머스캣' 등 쇼핑 목록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기에 롯데 시그니엘 부산(7월 14일), 현대백화점 판교점(7월 15일) 등 경쟁사 매장을 누비기도 했다. 유통기업 임원이 단기간에 유통기업 3사의 현장을 잇달아 둘러보는 건 이례적이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1일 현재 34만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 정용진의 인스타그램, ‘약’일까 ‘독’일까
정 부회장의 소통 행보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사내홍보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운영한다. 덕분에 솔직담백한 모습과 센스있는 발언이 자주 포착된다.
예를 들어 2019년 7월 17일에 올라온 게시글에는 “납량특집”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물류센터로 보이는 공간에서 인상을 쓰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사진이 있다. 이외에도 그는 자녀들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나 골프하는 모습 등 일상을 가감없이 공개했다.
그의 인스타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스타벅스의 e-프리퀀시 행사 사은품인 ‘서머레디백’과 ‘그린체어’를 자랑했다. 당시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도 받기 어려울 정도로 ‘대란’이 일었던 이들 사은품을 두고 네티즌들은 “친숙한 이미지를 더했다”라며 반색하는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위화감을 조성했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행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부회장이 평소 자유분방하게 일상을 공유하길 좋아하는 걸로 안다. 그의 다음 행선지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생활이기 때문에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