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무인(無人)시대’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소환한 디지털 전환은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과 서비스 형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사람과의 만남은 최소화되고 디지털 문명과의 접촉 시간이 늘었다. 실제로 우리는 모바일 생방송으로 상품 판매자와 소통을 하며(홈쇼핑),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고(대형마트), 로봇으로 상품 결제를 하고 티켓 확인을 받는다(영화관). 주문‧결제용 키오스크를 자주 볼 수 있으며(음식점), 모바일로 예약 주문 후 매장에서 상품을 찾아가기도 한다(편의점).
이전보다 효율성과 편리성이 높아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제 디지털 전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 다른 기업들은 추세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는다. 존폐의 기로에 놓인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온라인 사업 영역을 넓히며 살길을 찾는다. 고객들은 원치 않아도 모바일 앱을 내려받고 기업이 정한 틀에 적응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이 추세가 상용화되기에 유통업계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 가운데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은 ‘사람’이다. 인력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시대라지만 사람보다 기술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에는 고객 소비 형태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고 시스템을 검수하는 기간이 전제돼야 한다. 고객에게는 새로운 서비스에 적응하는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비용‧윤리적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과 함께 재미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문화 형성을 추구하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