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B·신한·미래에셋 등 구조 제각각
"의결권 및 이해상충 관리 중요성 커져"
"의결권 및 이해상충 관리 중요성 커져"
이미지 확대보기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297조2703억원 규모였던 국내 ETF 순자산은 올해 1월 300조원, 4월 4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6월 말에는 512조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ETF 시장의 성장으로 자산운용사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운용사가 보유한 주식 규모가 커질수록 주요 상장사의 주주총회에서 행사하는 의결권의 무게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운용업계는 금융그룹 계열사와 독립계 운용사가 혼재해 있어 지배구조 형태가 제각각이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은 금융그룹 계열이라는 특성이 있는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은 그룹 내 지배구조와 경영 체계가 다른 형태를 갖추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그룹 계열사로 이사회와 위원회를 중심으로 내부통제와 감독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점검에서 삼성자산운용을 주주권 행사 관리체계와 의결권 행사 충실성 측면의 양호한 사례로 분류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VIP자산운용도 관련 관리체계 측면에서 양호한 사례로 제시됐다.
KB자산운용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등 경영진과 이사회 간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결권 행사 업무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검토하고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검증하는 시스템도 소개했다.
반면 일부 운용사는 의결권 행사와 공시 체계에서 개선 과제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신한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을 의결권 행사 사유의 중복 기재나 내부 관리체계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례로 분류했다.
독립계 운용사의 지배구조 강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 6월 차문현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황성환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회사는 경영 전문성과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운용사의 지배구조 과제는 이사회 구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객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인 만큼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주주활동 역시 핵심적인 수탁자 책임에 해당한다.
금감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점검 결과에 따르면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285개 자산운용사가 공시한 4만6827개 안건의 의결권 행사율은 91.8%로 전년 91.6%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대율도 6.8%에서 8.2%로 높아졌다.
다만 행사율과 수탁자 책임을 연계해 판단하기는 어렵다. 점검 대상 285개사 가운데 121개사(42.4%)는 의결권 안건의 절반 이상에 '주주총회 영향 미미', '주주권 침해 없음' 등 형식적인 사유를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안건에 같은 행사 사유를 반복해서 기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해상충 관리 역시 주요 과제다. 그룹 계열 운용사의 경우 계열사가 투자 대상이거나 거래 관계에 있을 때 고객의 이익과 그룹 차원의 이해가 충돌할 가능성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ETF가 특정 그룹이나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확대될 경우 독립적 판단을 보장할 수 있는 내부 기준과 기록·검증 체계도 뒷받침돼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의 외형 확대는 자산운용사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며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경영진과 이사회의 견제 구조, 의결권 행사 과정의 독립성, 계열사와의 이해상충 관리, 주주활동을 뒷받침할 내부 인프라까지 함께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