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월 PPI, 예상치 상회 투자 심리 위축…비트코인 12만 달러 붕괴
하루 동안 10억 4,000만 달러 청산, 이 중 5.3억 달러가 롱 포지션
하루 동안 10억 4,000만 달러 청산, 이 중 5.3억 달러가 롱 포지션

14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가 12만 4,400달러를 기록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2만 달러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졌다.
이더리움, XRP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특히,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5억 3,800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
미국 PPI 충격파, 시장 폭락의 도화선
암호화폐 시장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된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였다. 7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는데, 이는 전문가 예상치 3.0%와 6월 수치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PPI 상승률은 2022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인 0.9%를 기록했다.
그동안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암호화폐 시장은 PPI 발표에 큰 충격을 받았다. PPI는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높은 PPI 수치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미 상당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이 커지기 전에 서둘러 이익을 실현하면서 대규모 매도세가 촉발됐다.
1시간 만에 5억 달러 이상 청산
PPI 데이터 발표 직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며 대량 매도와 롱 포지션 청산이 쏟아졌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총 10억 4,000만 달러가 청산되며 21만 8,017명의 트레이더가 피해를 입었다. 이 중 5억 6,500만 달러가 단 1시간 만에 발생했고, 특히 롱 포지션에서만 5억 3,800만 달러가 청산됐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암호화폐는 이더리움으로, 1시간 동안 1억 1,093만 달러가 청산됐다. 다음으로 비트코인이 1억 333만 달러가 청산되며 뒤를 이었고, XRP 등도 큰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청산 중 가장 큰 단일 손실은 바이비트(Bybit)에서 발생한 BTCUSD 롱 포지션으로, 1,000만 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거시경제 지표가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