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증권업계의 예상 컨센서스보다 낮은 성적표를 공개했지만 6만원대를 방어했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진단했다.
9일 KB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불확실성 완화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2000원을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일회성 비용 반영, 파운드리 적자,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했으나 3분기와 4분기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28조 원, 매출액은 4% 증가한 312조 원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39조2000억 원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4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매출은 0.1% 감소한 74조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가 6조1833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어닝쇼크'다.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이 전사 실적을 끌어내렸다. 인공지능(AI)붐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HBM 재고의 시장 가치 하락분을 미리 비용 처리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삼성전자가 6만원대를 방어한 것은 자사주 10조 원 중 3조9000억 원 규모의 취득 계획을 발표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매입한 자사주 70% 상당인 2조8000억 원에 대해서는 추후 소각을 약속했다.
2분기 바닥을 찍고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주가 방어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증권가에선 '매수' 의견과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IT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MX(모바일), SDC(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분기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디램 가격도 3분기 상승세를 유지하며 3분기 전사 실적은 2분기 대비 증익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7만8000원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 7만5000원을 유지하며 "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HBM 상황은 현재보다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고 컨벤셔널 D램 가격 반등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하반기에는 좋은 주식으로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전반에 거쳐 체질 개선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2분기 실적을 통해 HBM 충당금 등 과거의 유산을 일부 청산한 만큼 앞으로 개선의 강도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7만4000원을 유지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