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회사·인물 우연한 연결고리…소문 진원지는 '이름 혼동'
리플 랩스, 2012년 '오픈코인'으로 시작해 상표권 인수 과정서 혼란
'비밀 협력' 의혹 제기된 인물들, 실제로는 무관한 홍보·싱크탱크 소속
리플 랩스, 2012년 '오픈코인'으로 시작해 상표권 인수 과정서 혼란
'비밀 협력' 의혹 제기된 인물들, 실제로는 무관한 홍보·싱크탱크 소속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리플 랩스가 미국 정보기관과 은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이 확산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주장은 리플 랩스를 '리플 커뮤니케이션즈'라는 통신 회사와 '정보 및 국가안보동맹(INSA)'과 연관 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 혼동에서 비롯된 루머
이런 소문의 근원은 이름이 유사한 두 개의 회사 때문이다. 하나는 1991년 네바다에 설립된 '리플 커뮤니케이션즈(Ripple Communications)'로, 암호화폐와는 전혀 무관한 통신 회사였다. 이 회사는 1998년에 리플닷컴(ripple.com) 도메인을 등록했으며, 이는 비트코인 백서가 발표되기 10년 이상 전의 일이다.
반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암호화폐 회사 '리플 랩스(Ripple Labs Inc.)'는 2012년 제드 맥케일럽(Jed McCaleb)과 크리스 라슨(Chris Larsen)이 공동 설립한 '오픈코인(OpenCoin Inc.)'으로 시작했다. 오픈코인은 2013년 리플 랩스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이 과정에서 합법적으로 '리플 커뮤니케이션즈' 상표와 리플닷컴 도메인을 인수했다. 이처럼 두 회사의 이름이 겹치면서 혼란이 발생한 것이다.
인물들의 연결고리, 사실은?
루머의 또 다른 축은 특정 인물들이다. 바이럴 스레드에서 언급된 캐런 너슬(Karen Nussle)과 수잔 헤켄버그(Susan Hekkenberg)는 과거 통신 회사인 '리플 커뮤니케이션즈'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리플 랩스나 오픈코인과는 무관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및 홍보 회사였다.
헤켄버그는 이후 비영리 싱크탱크인 '정보 및 국가안보동맹(INSA)'에 합류했으며, 너슬 또한 그곳의 핵심 연락책이 됐다. 그러나 INSA는 비밀 기관이나 정부 기관이 아닌, 정보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둔 조직이다. 이 두 사람이 INSA와 연관된 홍보 회사 출신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리플 랩스나 XRP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러한 중복은 워싱턴 D.C.의 정책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또한, 리플페이의 창시자인 라이언 푸거(Ryan Fugger) 역시 미국 정보기관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의 작업은 이념적으로 오픈소스이며 분산화되어 있었다.
결론적으로 리플 랩스가 정부 위장 조직이나 정보 기관이라는 믿을 만한 증거는 없다. 이번 루머는 우연히 겹치는 회사 이름과 인물들 간의 연결고리에서 비롯된 오해로, XRP와 리플 랩스는 미국 정보기관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