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XRP, SEC 항소 '침묵' 속 하락세… 불확실성 증폭

리플(XRP) 가격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항소 관련 '침묵'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2일(현지시각) XRP는 5.15% 하락, 2.8795달러로 마감하며 전날의 2.93% 손실에 더해 낙폭을 키웠다.

이날 금융 전문매체 에프엑스엠파이어(FXEmpire)는 이러한 XRP 가격 하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발표로 인한 시장 심리 위축과 더불어 SEC의 리플 사건 항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SEC의 항소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은 XRP 가격을 결정적인 3달러 수준 아래로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프엑스엠파이어에 따르면 이번 XRP 가격 폭락은 SEC의 항소 전략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SEC는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불과 며칠 전인 지난달 15일, 항소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핵심은 SEC가 XRP의 '프로그래밍 판매'에 대한 판결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앞서 법원은 XRP의 '프로그래밍 판매'가 'Howey 테스트'의 세 번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결하며 리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SEC는 이번 항소를 통해 '프로그래밍 판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크 우예다 SEC 대행 의장의 최근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우예다 의장은 "SEC의 암호화폐 전쟁은 끝나야 하며, 사기나 피해에 대한 주장 없이 등록하지 않은 것에만 근거한 암호화폐 강제 조치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우예다 의장의 발언은 SEC의 항소 접근 방식에 영향을 미쳐 철회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와 친암호화폐 의제 역시 SEC가 암호화폐에 더 친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SEC의 암호화폐 집행 전략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리플은 오는 4월 16일까지 항소 관련 답변 요약을 제출해야 하며, SEC 리더십은 사건을 평가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된다. 하지만 SEC의 지속적인 '침묵'은 앞으로 몇 달 동안 XRP의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XRP의 단기 추세는 SEC의 항소 전략과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잠재적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 항소 철회는 XRP 현물 ETF 승인을 빠르게 추진해 XRP 가격을 사상 최고가인 3.5505달러에서 4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SEC가 항소를 계속하고 현물 ETF 신청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면 XRP는 2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XRP는 2.8299달러까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50일 및 200일 지수 이동 평균(EMA)보다 훨씬 위에 위치해 강세 가격 신호를 보내고 있다. 3달러로의 복귀는 매수 세력들이 지난달 24일 최고가인 3.2043달러를 목표로 삼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3.2043달러에서의 돌파는 최고가인 3.3999달러로의 추가 상승을 알릴 수 있다.

반대로, 2.8299달러 아래로 XRP가 떨어지면 50일 EMA가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 50일 EMA를 돌파하면 2.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 강도 지수(RSI)가 52.33인 점을 감안할 때, XRP는 매수 과열 영역(RSI가 70 이상)에 진입하기 전에 1월 16일 최고치인 3.3999달러까지 회복될 수 있다.


XRP의 전망은 SEC의 다음 행보와 더 광범위한 규제 변화에 여전히 묶여 있다. 리플 항소에 대한 SEC의 결정, 진화하는 암호화폐 규제, 거시경제적 요인은 투자자 심리를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리플과 SEC 간의 기나긴 법적 공방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또 이것이 XRP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