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고점과 비교해서는 39%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악재를 대부분 반영한 '딥밸류(초저점)' 구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하며,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망한다.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00원(1.10%) 하락한 5만3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1년 전인 지난해 1월 22일 종가(7만5200원)와 비교해서는 28.59% 떨어졌다. 반년 전 기록한 52주 최고가(8만8800원) 대비 39.53% 빠진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매물을 대거 쏟아내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올해(1월 2~23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83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최근 1개월 동안은 1조948억원, 6개월 기준 22조2398억원어치 쏟아냈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0.28%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2023년 1월 25일(50.17%)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진한 실적과 줄줄이 내리는 목표가가 외국인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이달 초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매출액 75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이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5.18%, 29.19%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려 있다는 평가도 하방 압력을 더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꾸준히 '삼전 모으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개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6504억원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를 저평가된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삼성전자를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본다. 주가에 부담이 될 만한 대부분의 악재를 소화했다는 분석에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아 작은 호재에도 민감한 주가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은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세가 나타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 S25' 발매, 메모리반도체 수급 개선 등이 실적과 주가를 이끌 주요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엔비디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갤럭시 S25가 2016년 S7 이후 9년 만에 최다 판매가 전망돼 온디바이스 AI 폰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며 "디램(DRAM)·낸드(NAND)의 전반적 수급 개선, 올 3분기 엔비디아 HBM 공급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역사적 하단을 기록하고 있다"며 "목표 주가(7만원) 감안 시 상승 여력은 30% 이상인 반면 하락 위험은 10% 미만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실적 개선을 고려할 때 모든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현재 주가 대비 50%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목표주가 8만2000원을 제시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실적 대비 저평가된 국면"이라며 "디램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는 서버 수요의 회복과 함께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