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현지시각)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더데일호들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몰라라는 사업가는 자신이 비트코인의 익명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 문제에 직면해 정체를 밝히기로 했다"며 비트코인 백서 공개 15주년을 맞아 '진실'을 밝히겠다고 예고했었다.
하지만 540달러(약 70만원)의 입장료를 내고 모인 기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몰라와 행사 주최측은 노트북 작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더데일호들에 따르면 BBC 사이버 특파원 조 티디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몰라는 쉽게 위조할 수 있는 스크린샷 몇 장만 보여줬을 뿐"이라며 "제네시스 블록의 비트코인을 옮겨 증명하라는 요구에는 '몇 달 안에 그렇게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기괴하고 비전문적인' 기자회견… 빈약한 증거에 '냉담'
티디는 이번 기자회견을 "기괴하고 비전문적"이라고 묘사하며, 몰라가 비트코인 창시자라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자인 찰스 앤더슨은 자신이 자동차 에너지 회수 시스템을 발명했다는 주장을 펼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몰라는 비트코인 창시자임을 증명할 만한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이번 사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짜 사토시는 누구? 미스터리 여전히 미궁 속으로…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비트코인 백서를 발표한 이후 익명으로 활동하며 베일에 싸여 있다. 그의 정체에 대한 수많은 추측과 주장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이번 사건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섣부른 주장으로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한편, 지난주에는 비트코인 창시자를 기리는 동상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세워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