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주가 하반기 증시에서 존재감을 나타냈고 있다.
지난해 침체를 겪었던 제약·바이오 업종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금리인하 시기 수혜주로 꼽히는데다 최근 실적 개선과 코로나 확대, 해외 엠폭스 등 감염병 확산, 미중 갈등 심화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7월 이후 하반기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상승률 1위~4위까지 바이오 관련주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종목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6월말 이후 하반기에만 55.25% 상승해 100대 기업 중 하반기 상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시가총액도 10조원을 넘어섰고, 순위도 61위에서 45위권 까지 껑충 뛰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유한양행은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도 뛰어넘었다. 목표가를 가장 높게 잡은 증권사는 대신증권이다. 지난달 21일 대신증권은 유한양행의 목표가를 13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FDA 승인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판 허가를 받은 기념비적인 사례"라며 "8조원 규모의 시장을 타겟하는 K-블록버스터 항암제의 출시와 이로부터 창출되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향후 인수합병(M&A) 및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HLB는 같은 기간 45.98% 상승해 유한양행 뒤를 이었다.
HLB는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한 리보세라닙(제품명 툴베지오)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재심사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HLB는 한 차례 리보세라닙 FDA 승인이 불발되면서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SK바이오팜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각각 34.32%와 32.74%를 기록하며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SK바이오팜은 국내사로는 최초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현지판매 호조에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일 종가 96만5000원으로 주가 100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주가의 상승 여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 하방 경직성을 기대할 수 있는, 밸류에이션 하단에 위치한 업종을 선호한다"며 "하방 경직성에 기대어 상방을 노려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수혜 기대주인 헬스케어(건강관리)를 선호 업종으로 제시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