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 대응… LG엔솔, 효율성 제고 위해 4.2조 원 유동성 확보
합작 법인(JV) 구조는 유지하되 자산 매각으로 ‘재무 유연성’과 ‘운영 효율’ 동시 공략
합작 법인(JV) 구조는 유지하되 자산 매각으로 ‘재무 유연성’과 ‘운영 효율’ 동시 공략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거래는 북미 지역의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국면이 장기화됨에 따라 양사가 유동성 확보와 운영 효율화를 위해 내린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고 24일(현지시각) 구루포커스가 보도했다.
◇ 혼다, 오하이오 기지 전권 장악… 29억 달러 규모 자산 인수
24일 혼다(HMC)와 LG에너지솔루션(LGES)은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법인인 ‘L-H 배터리 컴퍼니’가 보유한 건물 및 관련 자산 일체를 혼다 측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약 4조2212억 원(약 28억5640만 달러) 규모로, 2026년 2월 말까지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장 건물과 건물 관련 장치 자산이 포함되며, 토지와 생산 장비는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합작 법인 구조나 지분율(LG 51%, 혼다 49%)에는 변화가 없으며, 생산 협력 관계는 지속될 방침이다.
◇ LG엔솔의 ‘유동성 확보’와 혼다의 ‘수요 재평가’
이번 거래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사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맞춰 추진한 고도의 재무 전략이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가동률이 저하된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고정비 부담을 줄여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산이다.
혼다는 공장 자산을 직접 소유함으로써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했다. 이는 최근 포드가 LG·SK와의 배터리 협력을 축소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리스크 관리’ 차원의 행보로 분석된다.
◇ 북미 배터리 공급망 ‘지각 변동’… 홀로서기가 ‘뉴노멀’
혼다와 LG는 지난 2022년 총 44억 달러를 투자해 오하이오 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으며, 당초 2025년 말 양산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 변화에 맞춰 대량 생산 시점을 2026년으로 재검토 중이다.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합작 법인 공장을 단독 공장으로 전환하거나 자산을 직접 인수하는 ‘홀로서기’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와 보조금 축소 가능성에 대비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자산 유동화와는 별개로 애리조나와 미시간의 단독 생산 라인 건설은 지속하며, 수요가 급증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해 전기차 부문의 실적 부진을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