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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안 낸 체납자도 의료비 환급…10월부터 ‘체납액 먼저 뺀다’

‘의료비 부담 경감’과 ‘보험료 납부 의무’ 사이의 빈틈 지적
건보 재정 안정성에도 영향…‘체납 관리’ 강화 신호
앞으로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체납한 가입자가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환급금을 받을 경우 체납액을 먼저 공제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옥 전경.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이미지 확대보기
앞으로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체납한 가입자가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환급금을 받을 경우 체납액을 먼저 공제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옥 전경.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체납한 가입자가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환급금을 받을 경우 체납액을 먼저 공제하는 제도가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보험료 체납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비 초과분을 환급받을 수 있었던 데 따른 형평성 논란을 손질한 것이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본인부담상한제는 가입자가 한 해 동안 부담한 건강보험 적용 본인부담금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돌려주는 제도다.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상한액을 차등 적용해 중증질환이나 장기 치료 등으로 의료비 부담이 커진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

문제는 건강보험료 납부 의무와 환급금 지급이 별개로 운영돼 왔다는 점이다. 보험료를 성실하게 납부한 가입자와 장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은 가입자 모두 의료비가 상한액을 넘으면 초과분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특히 고액·장기 체납자까지 환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료는 내지 않으면서 건강보험 혜택은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본인부담상한제의 의료비 경감 취지는 유지하면서도 사회보험의 기본인 보험료 납부 의무와 급여 혜택 사이에 정합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 배경이다.
이에 따라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은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을 지급할 때 미납 보험료와 관련 징수금을 환급금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했다. 법률은 지난 4월 공포됐고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오는 10월8일부터 시행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체납자가 받을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에서 체납 보험료 등을 먼저 정산한 뒤 남은 금액만 지급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가령 환급금이 100만원이고 체납 보험료가 70만원이라면 70만원은 체납액에 충당하고 나머지 30만원만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식이다.

이번 조치가 본인부담상한제 자체를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비가 상한액을 초과했다는 사실과 환급 대상이라는 원칙은 유지하면서 가입자가 국가에 내야 할 보험료와 국가가 지급할 환급금을 우선 정산하는 구조를 도입한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체납 관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보험료 체납과 의료비 환급이 별개로 관리됐다면 앞으로는 건보공단이 지급해야 할 환급금과 가입자가 납부해야 할 체납액을 직접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액·장기 체납자에 대한 보험료 징수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의료비 부담이 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표적인 건강보험 안전망인 만큼 체납자의 경제적 사정과 의료비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그동안 건보료 등을 고액·장기 체납한 사람에게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환급할 때 체납액을 공제하고 지급할 근거가 없었다는 점에서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앞으로 건보 가입자 간 납부 형평성을 높이고 건보 재정 안정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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