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식량과 수산·산림 자원은 기후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자원이다. 그러나 고령화와 인력 부족은 생산 기반을 흔든다. 스마트농업과 자동화, 디지털 관리체계를 확대하고 청년이 유입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산업구조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는 여전히 한국 경제의 핵심적인 산업이다. 그러나 경쟁의 기준은 값싼 노동력이 아니라 설계·자동화·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으로 이동했다. 제조 현장의 숙련과 첨단기술을 결합하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서비스·유통·물류산업도 AI와 클라우드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물류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경제의 혈관이다. 자동화와 스마트 물류, 데이터 기반 공급망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노동집약적 구조를 어떻게 생산성 높은 체계로 바꿀지가 중요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모두 AI와 반도체는 단순한 유망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공급망의 핵심이 됐다고 한다. 2026년 정부도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전략적 산업 축으로 제시했다. 기술개발뿐 아니라 전력·데이터·전문인재를 함께 확보해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가 완성된다.
모든 산업을 똑같이 지원하는 정책만으로 세계적 경쟁에서 앞서기 어렵다. 전략산업에는 자본과 연구개발, 인재를 집중하되 농업과 서비스 등 기반 산업의 생산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 선택과 집중은 특정 산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연결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가 산업정책이 성공하려면 교육과 산업의 연결이 필수다. 현장 수요와 동떨어진 교육은 인력 역량 불일치를 키운다. 청년에게 이론뿐 아니라 연구·실습과 현장 경험을 제공하고, 대학·기업·정부가 인재를 함께 키우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 없는 산업전략은 구호에 그친다.
스마트농업, AI 물류, 자동화 제조처럼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한 분야만 아는 인재의 한계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기술을 깊이 이해하면서 다른 산업과 연결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중요하다. 산업 간 데이터를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필자는 다극화 사회에서 국가가 기업을 대신해 시장을 운영하는 주체가 아니라 장기 방향을 설계하고 위험을 조정하는 전략 주체이어야 한다고 본다. 연구개발과 인프라, 인재 양성 등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지원하고, 기업의 혁신과 경쟁을 보장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1962년 박정희 정부가 우방국 원조로 추진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은 에너지·기간산업·사회간접자본 확충과 수출 확대를 국가 전략으로 삼았다. 한국의 산업화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진화만이 아니라 국가계획과 기업, 노동력과 기술이 결합한 결과였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철강·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기간산업의 토대가 산업화 과정에서 구축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동시에 권위주의 통치와 노동권 제약이라는 역사적 비용도 있었다. 산업화의 성과만 찬양하거나 정치적 과오만 강조하기보다 두 측면을 함께 살펴야 역사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다.
2026년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와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2030년까지 제조업 AI 전환에 민관 20조 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국가 주도 전략은 신속한 추진이 장점이지만, 재정 부담과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고 민간 자율성과 산업 간 균형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국가 산업정책은 투자 규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정책 결정의 투명성, 기업과 시민사회의 참여, 규제의 예측 가능성,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다. 과거 개발 국가의 속도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민주적 절차와 시장의 창의성을 결합하는 새로운 국가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
21세기 한국의 과제는 과거 산업화를 반복하지 않고 환경에 맞게 재설계해 먹거리를 창조하는 일이다. 1차부터 4차 산업을 연결하고 AI·반도체·물류·교육·인재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야 한다. 과거의 성공에서 교훈을 얻되 미래는 데이터와 기술, 공공성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