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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로 향하는 전력기기업계…변압기 넘어 배전 인프라 공략

초고압 변압기 중심 호황, 배전·차단·제어 설비로 확산
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미국 현지 생산 기반 확대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로 북미 수요 대응
전문가 “미국서 전력설비 병목…배전 영역까지 시장 확대”
'LS일렉트릭 유타' 시설 조감도. 사진=LS일렉트릭이미지 확대보기
'LS일렉트릭 유타' 시설 조감도. 사진=LS일렉트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기기 업계의 성장축이 초고압변압기에서 배전기기와 전력제어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를 끌어오는 설비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분배·제어하는 설비 전반의 중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을 겨냥해 생산 거점과 설루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전력기기 호황이 노후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연계 수요에 따른 초고압변압기 공급 부족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배전반·차단기·개폐기·전력제어 시스템까지 수요가 넓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현지에서 변압기와 차단기 생산 기반을 함께 넓히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9년 미쓰비시전기의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해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자회사 효성HICO가 콴타 자회사와 가스절연차단기(GCB)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오는 10월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캐논스버그 공장에서 72.5킬로볼트(kV)부터 800kV까지 초고압차단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LS일렉트릭도 미국 현지 배전반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의 LS일렉트릭 유타 증설 기공식을 열고 2500억 원을 투입해 생산시설을 기존의 약 6배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내년 초 가동이 목표다. 증설 이후 연간 배전반 생산능력은 5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해당 공장은 현지 고객 수요에 맞춘 설계와 연구개발 기능도 맡는다.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은 충북 청주 배전캠퍼스 중저압차단기 공장을 앞세워 배전기기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과 자동 검사 설비 등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자동화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그전보다 약 70% 늘리고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용 배전기기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변압기에서 배전기기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는 패키지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청주 배전캠퍼스 기자간담회에서 "한 공사 안에서 초고압부터 배전까지 일괄 발주하면 엔지니어링 연동과 관리가 편리해진다"면서 "수용가 쪽에서도 패키지 제안을 선호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수요가 변압기에서 배전·제어 설비로 넓어지는 배경에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구조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외부 전력망에서 대규모 전력을 끌어오는 설비와 내부 서버·냉각설비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나눠 공급하는 설비가 모두 필요하다. 초고압변압기뿐 아니라 배전반·차단기·개폐기·전력제어 시스템까지 함께 들어가는 만큼 전력설비 전반의 공급 능력이 중요해지는 구조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AI 데이터센터에는 안정적인 전기 공급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전력설비는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면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전력설비가 가장 큰 병목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는 초고압 설비뿐 아니라 배전 설비, 전선, 차단기, 개폐기까지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들도 고압 설비에서 배전 영역까지 수요가 넓어지는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력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초고압차단기. 사진=효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력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초고압차단기. 사진=효성중공업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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