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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산 둔갑한 中 철강 잡아라”…정부, 조강국 추적 본격화

산업부, 수출입공고 개정안 행정예고
MTC 제출로 조강국·원산지·제조 이력 확인
저가 수입재·우회덤핑 차단 기대…검증 실효성은 과제
철강 제품이 평택항에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철강 제품이 평택항에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수입 철강재의 원산지뿐 아니라 실제 쇳물이 만들어진 국가까지 확인하는 제도 도입에 나섰다. 중국산 철강재가 제3국을 거쳐 다른 원산지로 들어오는 우회수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최근 수입 철강재에 대한 품질검사증명서(MTC) 제출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수출입공고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수입승인 대상 철강제품과 수입승인 신청 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명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MTC에는 제품의 화학성분과 기계적 성질, 원산지, 제조 이력, 조강국 정보 등이 포함된다.

조강국은 철강재가 실제로 용해되고 주조된 국가를 뜻한다. 기존 수입관리 체계는 최종 원산지 중심이었다. 이 때문에 중국산 슬래브나 반제품이 베트남 등 제3국에서 압연·가공된 뒤 다른 원산지로 국내에 들어오는 경우 실제 생산 이력을 추적하기 어려웠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입업자는 철강재 수입승인 신청 과정에서 조강국이 기재된 MTC를 제출해야 한다. 조강국 정보가 MTC에 없을 경우 별도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정부가 원산지뿐 아니라 조강국까지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면서 저가 수입재의 유입 경로를 보다 촘촘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대상 품목도 철강 산업의 핵심 범용재를 폭넓게 포함한다.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도금강판, 철근, 형강, 스테인리스, 특수강, 합금강 등이 거론된다. 조선·건설·자동차·강관 등 주요 전방산업에 쓰이는 소재가 대부분 포함되는 만큼 국내 수입 철강재 상당수가 조강국 확인 대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조치가 중국산 우회수입을 확인할 제도적 근거가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의 공급과잉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시장에는 저가 수입재 유입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덤핑 조치가 내려진 품목에서는 제3국을 거친 우회수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사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건설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중국산 저가재 공세가 겹치며 범용재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강국 확인 체계가 자리 잡으면 원산지 세탁 의심 물량에 대한 추적이 가능해지고, 반덤핑 조치의 실효성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이 곧바로 수입 제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 철강재를 전면 차단하는 조치라기보다 수입 철강재의 생산 이력과 조강국을 확인하는 관리 체계에 가깝다. 실제 우회덤핑 판단과 제재로 이어지려면 MTC의 신뢰성, 허위 기재 적발 능력, 제3국 가공 물량에 대한 검증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강국 확인은 중국산 우회수입을 들여다볼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서류 제출만으로 끝나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허위 신고나 우회 물량을 걸러낼 검증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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