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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없이 주민증만으로 일본 간다?…한·일 관광업계 ‘왕래 간소화’ 제안

대한상의 ‘한일 관광협력 토론회’ 개최
주민증 왕래·자국 페이·한일판 유레일패스 등 제안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대한상의이미지 확대보기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대한상의
한·일 관광업계가 한국과 일본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기 위해 주민증 상호 인정과 제3국 관광객 비자 상호 인정 등 관광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문화관광산업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한·일 관광협력 토론회’를 열고 한·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일 주민증 왕래, 자국 페이 결제 인프라 확대, 한·일판 유레일패스, 한·일판 솅겐조약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최근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 등 양국 관계 개선 흐름 속에서 관광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키시마 아카네 일본교통공사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왕래가 늘었지만 관광객들은 여전히 출입국 절차, 결제 인프라, 대중교통 등에서 단절감을 느낀다”면서 “처음부터 완전한 제도 통합을 목표로 하기보다 여행자가 체감할 수 있는 분야부터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가키시마 수석연구원은 한·일 간 특정 노선이나 도시에 한해 여권 없이 주민등록증만으로 왕래를 허용하거나 결제 시스템을 통합하는 시범 사업부터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김형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도 주민증 상호 인정 방안을 언급했다. 김 연구위원은 “여권이 아닌 자국 주민증을 상호 인정하는 것은 통합 단계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제도”라면서도 “주민증 왕래가 방일 여행객의 출입국 편의와 여권 보유율이 20% 미만인 일본인의 방한 가능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3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 상호 인정 제도도 논의됐다. 김 연구위원은 “솅겐조약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무비자 통행이 가능한 것처럼, 이에 빗댄 ‘한·일판 솅겐조약’을 맺으면 두 나라를 함께 방문하려는 제3국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일본 비자를 받고 일본을 방문 중인 제3국 여행객이 별도의 한국 비자 발급 절차 없이 한국으로 이동해 여행할 수 있게 된다. 김 연구위원은 “한·일판 솅겐조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투입산출분석으로 추정한 결과, 관광수지 적자 폭이 최대 19% 줄고 경제성장률도 약 0.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인프라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범석 한국관광공사 국제마케팅실장은 “최근 일본 20·30대 여성의 한국 재방문율과 같은 연령대 남성층의 방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관광공사는 표준 QR 배포 등을 통해 자국 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방 가맹점 확산을 통해 지방도시 방문 외래객의 소비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업계에서는 교통·전시 분야 협력 방안도 나왔다. 정호석 호텔롯데 대표는 “한·일 관광 협력의 핵심은 양국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어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체류 기간을 늘리는 것”이라면서 “한국의 KTX와 한·일 여객선, 일본의 신칸센을 원스톱으로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교통관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성환 이오컨벡스 대표는 국제회의·전시(MICE) 분야에서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일 MICE 출입국 패스트트랙’ 도입을 건의했다. 주요 인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용 출입국 심사대를 국제회의·전시 참가자 전반으로 확대하고, 단체 전자입국과 생체인증 기반 출입국 서비스를 결합하자는 내용이다.
우기홍 대한상의 문화관광산업위원회 위원장(대한항공 부회장)은 “한·일 관광협력은 특정 산업의 먹거리 발굴을 넘어 한·일 국민의 상호 이해와 신뢰도를 높이고 경제 전반의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 부처와 민간, 국회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영상 축사에서 “제3국에 대한 비자 상호 인정 제도는 관광객 편의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한국과 일본을 하나의 매력적인 관광 권역으로 제시하는 ‘한국판 솅겐조약’의 의미가 있다”면서 “국회 차원에서도 논의가 실제 법과 제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회장도 “관광은 한·일 국민의 상호 이해와 우호 관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면서 “앞으로는 관광객 수 확대뿐 아니라 양국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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