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이후 본격화된 중장기 구상
이미지 확대보기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국내 4대 그룹이 인공지능을 축으로 한 내년도 사업 전략 수립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미래 성장 동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환율,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그룹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주력 사업의 체질을 점검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을 중심에 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전략과 중장기 방향성을 논의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주요 사업 목표와 투자 방향을 점검해 왔으며, 이번 회의에서도 'AI 드리븐 컴퍼니' 전환 전략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DS 부문에서는 AI 반도체 경쟁력과 지정학적 변수 대응이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메모리 사업부는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를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공급 전략과 수익성 회복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부문 역시 2나노 공정 양산 안정화와 대형 고객 확보 전략이 집중 점검 대상이다. DX 부문은 스마트폰과 TV, 가전 전반에 걸친 온디바이스 AI 고도화와 프리미엄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주 사장단 인사 후 본격적으로 경영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미국 관세 리스크에 대비한 생산 거점 다변화와 유연한 공급망 운영이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동시에 하이브리드와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수소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전략을 조정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18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아는 1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프웨어기반차(SDV), 로보틱스, 로보택시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 대한 투자 기조도 유지한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고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전략을 중심으로 신성장 사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전 계열사의 AX(AI 전환) 가속하며 연구개발과 제조, 서비스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배터리와 전장, 헬스케어 등 기존 사업과 AI의 결합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SK그룹 역시 CEO 세미나를 통해 AI 중심의 운영 개선 전략을 재확인했다. 최태원 회장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으며, 계열사들은 조직 개편을 통해 AI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에너지, 통신 등 각 사업 영역에서 AI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정렬하는 흐름이다.
재계 관계자는 "환율과 지정학 리스크, 수요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복수의 사업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 논의가 대부분 기업에서 공통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