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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제주' 찾는 LCC…中 소도시 노선에 승부 건다

LCC, 中 소도시 공략
유커 귀환에 노선 확대
수요 지속성은 불확실
한·중 하늘길이 다시 열리며 국내 LCC 항공사들이 중국 소도시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중 하늘길이 다시 열리며 국내 LCC 항공사들이 중국 소도시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한·중 하늘길이 정상화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국 소도시 노선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 정부가 단체 관광객 비자 완화 조치를 시행하며 코로나19로 끊겼던 항공 수요가 급격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형 항공사가 대도시 노선에 집중하는 사이 LCC들은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항공사와 LCC 모두 중국 노선 증편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부터 중국 노선을 주 203회로 확대하고 인천~쿤밍, 부산~칭다오 노선을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3월 이후 주 26회를 늘려 총 18개 노선, 주 164회를 운항 중이다. 양대 항공사는 안정적인 수요와 규모의 경제를 고려해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LCC들은 소도시 신규 노선에 주력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인천~구이린 신규 노선을 열고 부산~상하이 노선을 재개했다. 티웨이항공은 대구~장자제, 인천~우한 노선을, 에어부산은 부산~장자제와 시안 노선을 각각 운항한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도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이다.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이 같은 전략은 대형 항공사가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LCC들이 소도시에 눈을 돌린 데는 코로나19 이전 ‘황금기’의 경험이 있다. 당시 중국 노선은 항공사 전체 매출의 10~20%를 차지하는 효자 노선이었다. 단체 관광 수요와 높은 운임 단가 덕분이다.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닫히자 일본·동남아로 수익원을 분산했지만 중국 시장 공백은 뚜렷했다. 이번에 유커가 돌아오자 LCC들은 다시 중국을 최우선 시장으로 삼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소도시를 돌파구로 택하고 있는 셈이다.

수요 회복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중 노선 여객은 780만335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증가율(7.1%)을 세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항공업계는 오는 10월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단체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비자 완화 조치가 LCC 수익성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소도시 노선은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관광자원은 풍부하지만 장기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대도시에 비해 공항 인프라와 환승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도 리스크다. 이에 따라 LCC들은 단순히 노선을 늘리는 것을 넘어 현지 여행사·관광 당국과 협력해 안정적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선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LCC 간 출혈 경쟁도 완화될 수 있다”면서 “중국 소도시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가능한지 면밀한 시장 조사와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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