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9조로 1분기 기준 최대
PC·모바일용 반도체 수요 증가도 기여
PC·모바일용 반도체 수요 증가도 기여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84%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분기 기준 최대인 지난해 3분기(79조100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당초 시장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모바일 분야의 판매 호조와 D램 출하량 선방 등으로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10조4439억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던 영업이익도 3분기 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4927억원이다.
이번에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시장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에서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규모가 2조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D램 출하량 선방에 따라 예상 밖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메모리 관련 전방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한 덕분에 메모리 재고는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D램 출하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모리 업체들이 단가 인상을 통보하는 등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2분기에는 갤럭시 S25 출시 효과 감소뿐 아니라 트럼프발 관세 등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전망이다.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매출 기여도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2분기 HBM 판매량은 대형 고객 부재로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DDR5 고정거래 가격은 안정되나 시장 내 재고가 많고,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DDR4와 낸드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3E 품질인증을 받더라도 경쟁사들이 이미 (엔비디아 공급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에는 여전히 변수가 많을 것"이라며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범용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상승폭과 상승 기간은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