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상승세에 실적 기대감…2분기 관세 불확실성 '시계 제로'
업황 호실적 기대에도 트럼프 관세로 불확실성 여전
업황 호실적 기대에도 트럼프 관세로 불확실성 여전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예상되는 DS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 3조원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부가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DS부문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초 업계는 삼성전자 DS부문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날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D램 출하량 선방에 따라 예상 밖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반도체 시장 수요는 일부 감소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시장 수요가 살아나면서 DS부문 영업익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중국의 내수 소비 진작책인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과 전방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수요 증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 2666의 현물 가격은 1.951달러로 지난달 초 1.722달러 대비 13.3%가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과 낸드 가격이 2분기에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증가에 반도체 기업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2월 D램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샌디스크와 중국 YMTC도 이달 초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다.
다만 반도체 부문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기조로 상황이 100% 반전될 수도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중국, 유럽연합(EU) 등에 10%에서 50%에 육박하는 관세를 부과했다. 다행히 반도체와 의약품, 선박 등은 이번 관세 부과에서 제외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분야에도 곧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주의 깊게 봐야 할 대목은 국가별 관세율이다. 국내 반도체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7.5%에 머무는 반면 국내보다 높은 관세율이 책정된 대만과 중국 등으로 미국에 공급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결국 대만이나 중국에서 제품이 조립되거나 생산돼 미국으로 납품될 경우 삼성전자는 국내에 책정된 관세율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주요 제품 생산 및 수출을 다양한 국가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관세 부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이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품목 관세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관세는 미국에도 불리해 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우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