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CPIT 초청…美 반도체 수출 통제 직후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직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해 "중국은 엔비디아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계속해서 중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7일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초청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뒤 런훙빈 CCPIT 회장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황 CEO의 중국 방문은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으로,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이뤄졌다. 엔비디아는 지난 9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수출 제한 조치를 받았다. 이날 황 CEO는 특유의 검정 가죽점퍼가 아닌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황 CEO는 미국 상무부의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은 이미 엔비디아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줬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 시장을 30년 깊게 다진 기업으로서,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서로 성취한다"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 있는 소비시장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그 왕성하게 발전한 산업 생태와 선도적인 소프트웨어 능력은 우리가 혁신을 지속하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앞으로 계속해서 규제 요구에 맞는 제품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흔들림 없이 중국 시장에 서비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I가 여러 업계의 발전 구도를 심각하게 바꿔놓고 있지만, 그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며 "의료·보건이든 금융 서비스든, 기후 과학·기술이든, 제조업이든 모든 업종이 AI가 유발한 전복적 변혁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고 CCTV는 전했다.
수출 통제 조치가 내려진 엔비디아 H20 칩은 전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22년부터 국가 안보 목적으로 미국산 최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면서 기존 H100 칩보다 성능을 낮춘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H20도 중국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규제 대상을 넓혔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H20 칩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1월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