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시진핑 만난 이재용] “美·中 모두 놓칠 수 없다”…이재용 회장의 ‘균형’ 외교 시작됐나

이 회장, 샤오미·BYD 등 中 대표기업 방문해 협력 확대 추진
지난해 삼성 매출 1위 中…투자확대시 美 견제 이어질 수도
중국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는 등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통해 중국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삼성은 BYD를 비롯해 샤오미 등 중국 유명 그룹들과도 협력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미중간 패권다툼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 모두를 안고 가겠다는 이 회장의 균형 외교 전략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시 주석의 만남에서 양측간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28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만남후 서울 김포공항 비즈니스센터를 통해 귀국하는 자리에서 중국 출장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대답없이 공항을 떠났다.

업계가 양 측의 대화내용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회장의 발언 여하에 따라 삼성의 추후 중국 전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만남에서 “중국은 이전에도 그렇고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외국 기업인들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며 회담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투자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이 회장의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출장에서 보여준 행보를 살펴보면 이 회장의 의중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 회장은 22일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회장과 만난데 이어 다음날 베이징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애플을 비롯해 세계주요그룹 임원들이 자리했다. 24일에는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중국의 대표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이 회장은 이번 출장으로 시 주석과 만남을 통해 중국 정부와 친분을 쌓고 삼성과 협력할 수 있는 협력사를 비롯해 예비 고객사를 살펴봤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삼성의 중국시장 공략 강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회장이 중국시장 공략의지를 내보인 것은 중국이 삼성에게 놓칠 수 없는 주요 시장이어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수출액은 64조9275억원으로 미국 수출액 61조5355억원을 추월해 1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중국은 삼성의 VIP고객인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으로써는 투자를 요청한 중국의 요구를 무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중국 투자 확대를 공식화할 경우 중국과 경쟁중인 미국 정부의 견제도 견뎌내야 할 수 있다.
올해 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관세 강화정책을 내세워 전세계 기업들에게 미국내 투자 확대를 요구 중이다. 국내기업으로선 현대차그룹이 24일 미국 백악관에서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의 위기여론이 강화되면서 위기탈출을 위한 행보를 늘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검찰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상고하면서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지만 지난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중국시장은 미국견제에도 삼성이 꼭 지켜나가야 할 주요 시장”이라면서 “삼성입장에서는 미중간 패권다툼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