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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파와 로아, 스마일게이트는 왜 '용 두 마리'를 한 데 모으나

연 매출 성장세인데…'법인 통합' 경영 개편 예고
'IPO대어'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상장 백지화 수순
후속작 잇달아 '엇갈린 반응'…글로벌 IP화 '촉각'
스마일게이트 경기도 판교 사옥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스마일게이트 경기도 판교 사옥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핵심 자회사 두 곳을 지주사로 합치는 '통합 경영 체제'의 출범을 예고했다. 게임 사업이 잠재적 위기 상황에 놓였다 보고 자회사 독립성보다 통일된 의사 결정, 효율화를 통해 대비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2026년 1월 1일부로 기존의 게임 그룹 구조 체제를 '통합 법인 체제'로 개편한다. 스마일게이트 홀딩스를 중심으로 '크로스파이어' 전담 자회사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로스트아크'를 맡은 스마일게이트 알피지를 통합한 신규 법인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그룹 대표는 "명확한 비전과 사업 전략 하에 모든 역량과 자원을 결집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토대를 구축하겠다"며 "스마일게이트는 이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메가밸류를 지속 발굴해 글로벌 IP 명가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사의 법인 통합은 흔히 비 개발직군의 중복 영역에 대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인력 감축은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번 법인 통합의 독특한 점은 차별화된 시장에서 중량감을 갖춘 상품들을 한 지붕에 모은 것이다. 크로스파이어는 고전적인 밀리터리 1인칭 슈팅(FPS) 게임이다. 지난 2007년 출시된 장수 게임으로 핵심 시장은 중화권이다. 반면 로스트아크의 경우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18년 출시됐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의 약 75%가 국내에서 발생했다.

이번 그룹 구조 개편으로 게임계 'IPO(기업 공개) 대어'로 꼽히던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상장도 백지화될 전망이다. 알피지는 지난 2019년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2022년에는 NH투자증권으로 주관사를 변경했으나 이후 3년 동안 상장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았다.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의 '크로스파이어(왼쪽)'와 스마일게이트 알피지의 '로스트아크'. 사진=스마일게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의 '크로스파이어(왼쪽)'와 스마일게이트 알피지의 '로스트아크'. 사진=스마일게이트

공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24년 기준 매출 1조5222억 원에 영업이익 5145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매출 10.2%, 영업이익 4.9%가 상승했다. 주요 자회사들의 매출을 살펴보면 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매출 71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성장했으나 알피지는 4758억 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이 9.1% 하락했다.
외형적 성장에 비해 후속작들의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이 경영 개편을 택한 핵심 요인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콘솔 시장을 타깃팅한 후속작 '크로스파이어X'를 출시했으나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알피지의 경우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차기작 '로스트아크 모바일' 베타 테스트를 가졌다. 원작 고유의 액션성과 감성을 모바일로 잘 살렸다는 호평도 있는 반면 과도한 발열과 튕김 현상, 최적화 문제, 원작에 비해 차별점이 없다는 것도 지적받는 등 업계 안팎에서의 평가가 엇갈렸다.

홀딩스 산하 개발 조직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지난 10월 선보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도 평이 엇갈렸다. 서구권 유저들의 호응에 힘입어 출시 1개월 간 누적 매출 400억 원을 기록했으나 핵심 타깃 시장인 한국과 일본 주류 앱마켓 매출 톱10에는 오르지 못했다. 전략 RPG로서 게임성은 인정 받았으나 아시아 시장에서 주류로 떠오른 '서브컬처 게임'으로서 IP 팬덤을 쌓지는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성 대표가 통합 법인 체제의 목표로 '글로벌 IP 명가'를 제시한 것 또한 이러한 이유다. 주력 상품들이 당장의 캐시카우로서는 성공적일지 몰라도 게임 콘텐츠로서 충성 팬층을 쌓지 못한다면 장기적 성장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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