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출시 후 국내 구글 최고 매출 11위
"덱 빌딩 시스템은 괜찮아…스토리 개선 필요"
"덱 빌딩 시스템은 괜찮아…스토리 개선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국산 서브컬처 기대작으로 꼽히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이하 카제나)'가 출시 초반 홍역을 앓고 있다. 게임적 완성도 관련 유저 비판에 디렉터가 주말 밤에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고 '유저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었다. 카제나 개발은 스마일게이트 산하 슈퍼크리에이티브가 맡았다. 지난 2018년 서브컬처 RPG '에픽세븐'을 선보여 7년 넘게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차기작인 카제나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지난달 22일 실제 출시 후 카제나는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11위를 기록한 후 6일 기준 25위를 기록 중이다. 서브컬처 게임 핵심 해외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과 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각각 최고 매출 24위, 11위에 그쳤다.
카제나 개발을 총괄한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 대표는 지난 1일 오후 9시 경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가졌다. 개발 중 스토리 작가 교체 의혹 등을 대부분 인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책임지고 콘텐츠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타사 게임을 직접 거론해 '경쟁작 저격'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출시 2주 동안 게임을 실제로 플레이하고 있는 이들은 게임의 현황과 개발진의 개선 약속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실제 유저 4인에게 질의한 내용을 그룹 인터뷰 형태로 엮어봤다. 전원 익명을 요구해 A(30대 중반, 게임업계인)와 B·C(30대 중반, 직장인 게이머)·D(20대 후반, IT업계인)로 칭했다.
카제나 이전에 플레이했던 게임과 현재 함장 레벨, 과금 규모는
A: '승리의 여신: 니케'나 '림버스 컴퍼니' 등 국산 게임은 물론 '젠레스 존 제로', '명일방주', '학원 아이돌마스터'까지 폭 넓게 즐겼다. 현재 함장 레벨은 40 초반이고 월 정액 상품에 고과금 상품 2종도 결제했다.
B: '섀도우버스'와 '하스스톤', '유희왕 마스터 듀얼' 등 카드 게임을 많이 즐겼고 서브컬처계는 명일방주 정도가 있었다. 현재 45레벨이며 월 정액 상품 외 패스 상품을 추가로 구매했다.
이미지 확대보기C: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를 오래 플레이했으며 서브컬처 중에선 '니케' 현직 유저다. 카제나에 과금은 별도로 하지 않았고 레벨은 30 후반대이다.
D: '카운터사이드'와 '블루 아카이브', '벽람항로' 등을 즐겼고 카드 게임 중에선 하스스톤을 오래 플레이했다. 현재 함장 레벨은 40 후반대이다. 중과금 유저 정도로 생각하며 캐릭터 '하루'의 에고 발현(한계 돌파)을 2번 해줬다.
카제나에 대한 기대감과 출시 후 인상을 평가하자면
A: 루프물과 피폐물, 코스믹 호러 같은 테마를 모두 좋아한다. 기존 게임 중에선 스토리 업데이트 주기가 매우 긴 림버스 컴퍼니 정도가 이런 수요를 충족시켜 줘서 카제나를 메인 게임, 소위 '1군'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실제 플레이해보고 나선 스토리의 장르적 요소들이 대부분 '톤 다운'돼 실망했다. 대중성을 지나치게 의식해 이도저도 아닌 스토리였달까. 하지만 로그라이크 덱 빌딩 시스템 자체는 기대감대로 나와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고 있다.
C: 최초 플레이 했을 때는 어두운 분위기에 덱빌딩의 원조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같은 게임에서 느끼기 어려운 타격감이 있어 호감이 생겼다. 다만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감정선은 다소 실망스러웠고 스토리도 기존 모바일 게임 대비 가볍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미지 확대보기D: 카제나를 먼저 플레이하던 친구가 추천해서 플레이하게 됐다. 기존 모바일 게임들이 스테미나로 플레이타임을 제한하는 방식이라면 카제나는 성장 재화 파밍만을 제한하고 반복 플레이를 장려한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부정적 반응으로 기대감이 거의 없었는데 실제론 꽤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
11월 1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보고 느낀 점은
A: 게임 업계에서 본 최악의 방송 중 하나였다. 스토리 관련 논란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은 부하 직원들의 잘못을 인정한 셈이 아닌가. 이용자 입장에서도 BM 논란이나 아트웍 논란 등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했다고 본다.
B: 사과 보상의 크기가 타 게임사와 비교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명조: 워더링 웨이브'는 5성 선택권을 배포했다. 카제나의 보상인 뽑기 50회는 5성이 확정되는 숫자도 아니고 그나마도 기간을 쪼개서 배포했다.
D: 첫 라이브 방송이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결국은 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 싶은 방송이다. 타사 게임 언급으로 인해 굳이 비판받지 않아도 될 빌미를 줬으니까.
카제나를 앞으로도 플레이할 생각인가
A: 지금 플레이하는 게임들과 시스템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없어 계속 플레이할 생각이다. 다만 내년에 '명일방주 엔드필드'나 '무한대 아난타', '이환', '실버팰리스' 등 외산 기대작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출시가 본격화되기 전에 스토리 리뉴얼이 이뤄져야 게임을 지속할 듯 하다.
이미지 확대보기B: 끝까지 플레이할 것이다. 게임 업계에 있어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장면의 산증인이 되고 싶다.
C: 그렇다. 인터넷 커뮤니티 논란과 별개로 게임이 재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과금은 운영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여줘야 고려할 듯하다.
D: 반복 플레이성이 뛰어난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자체가 오랜만이라 계속 플레이하게 된다. 시작은 안좋았지만 개발진 논란은 어느 서브컬처 게임이든 앓고 가할 홍역이다. 개발진의 개선 의지가 진심이라면 꽤 괜찮은 게임으로 '반전'될 수 있다고 본다.
카제나 개발진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메인 스토리 개편까지 분명히 공백이 있을 것이니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이드 스토리, 이벤트 스토리가 필요하다. 내년 상반기까지의 약속이 아닌 지금 당장 개선할 부분도 착실히 챙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발진의 '갑작스러운' 입장문을 통한 대응은 그만 이뤄지길 바란다.
B: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많이 세분화됐다. 어중간한 게임으로 '모든 유저를 잡겠다'는 방법은 반발심을 부를 뿐이다. 남성향이면 남성향, 여성향이면 여성향 확실히 방향성을 정하길 바란다. '퍼리(동물에 가까운 수인)' 캐릭터들도 굳이 섞지 않았으면 좋겠다.
D: 성장 재화 수급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을 빨리 해결하길 바란다. 시즌제 운영 시에는 '번뜩임' 등에 대한 밸런싱도 필요하고, 기존에 뽑아둔 캐릭터들을 재평가할 수 있는 방향성으로 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게임 외적으로 영어 버전도 플레이해봤는데 주요 키워드의 번역에 통일성이 없어 상당히 불편했다. 해외에서 꽤 평가가 좋은 편인데 번역 등 로컬라이제이션 부분도 개선해야 이들 유저층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