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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월요일' 부추기는 암호화폐 폭락의 날

트럼프 관세전쟁에 암호화폐 폭락
비트코인 7만7000달러대까지 후퇴
불확실성 증가 '극단적 공포' 상태
주기영 대표 "반등까지 6개월 걸릴지도"
7일 오후 주요 암호화폐 시세. 미·중 관세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7만7000달러대까지 후퇴했다. 자료=코인마켓캡이미지 확대보기
7일 오후 주요 암호화폐 시세. 미·중 관세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7만7000달러대까지 후퇴했다. 자료=코인마켓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인해 암호화폐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7일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7% 이상 하락, 1억1000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달러로는 7만7000달러대까지 후퇴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추락했다. 이더리움(ETH)은 24시간 동안 15.02%, 엑스알피(XRP)는 14.43%, 솔라나(SOL)는 18.94%, 도지코인(DOGE)은 14.90%, 카르다노(ADA)는 16% 등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공포·탐욕지수도 전날보다 11포인트 하락한 23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공포' 단계에서 '극단적 공포'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사진=얼터너티브이미지 확대보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공포·탐욕지수도 전날보다 11포인트 하락한 23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공포' 단계에서 '극단적 공포'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사진=얼터너티브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가 여러 지표를 통해 수치로 나타내는 암호화폐 공포·탐욕지수도 전날보다 11포인트 하락해 23을 기록했다. 이는 '공포' 단계를 넘어선 '극단적 공포' 단계를 나타낸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낙관적인 시장 분위기를 의미한다. 얼터너티브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량(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통해 해당 지수를 나타낸다.

시장이 이처럼 극단적 공포 상태로 치달은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미·중 무역 갈등 그리고 전 세계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러 나라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보복성 대응을 하자 투자자들은 위험을 회피하려고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러보다 각광받는 '안전자산' 대접을 받던 비트코인은 시장 공포로 인해 가치가 폭락하면서 다시금 '고위험 자산'이 됐다.

더 큰 우려는 주식시장이 문을 여는 미국의 7일 오전 9시다(한국 시간 7일 오후 10시). 주식 역시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매도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피의 월요일(Bloody Monday)'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 시각)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미국 증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암호화폐까지 하락하며 서로의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현재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미국 증시와 어느 정도 커플링(동조화)돼 움직이고 있어 주식의 폭락을 더욱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규모 자본조차 가격을 상승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 반등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렸기 때문에 단기 랠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자료=크립토퀀트 이미지 확대보기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규모 자본조차 가격을 상승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 반등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렸기 때문에 단기 랠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자료=크립토퀀트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자신의 X를 통해 "온체인 데이터에는 실현시가총액(Realized Cap)이라는 개념이 있다. BTC(비트코인)가 블록체인 지갑에 들어올 때 '매수'로 간주하고, 나갈 때는 '매도'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아이디어를 사용하면 각 지갑의 평균 비용 기준을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BTC 보유량을 곱하면 총 실현시가총액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 대표에 따르면 지금은 신규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지만 가격은 이에 반응하지 않고 있는 전형적인 '약세장'의 모습이다.

이어 주 대표는 "작은 자본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상승장이다. 대규모 자본조차 가격을 상승시키지 못하면 하락장이다. 현재 데이터는 분명히 후자를 가리키고 있다. 매도 압력은 언제든 완화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실제 반등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렸기 때문에 단기 랠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체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폭락에 우려를 표했지만 일부는 시장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차남 에릭 트럼프를 전략자문위원으로 영입한 탈중앙 인프라 솔루션 '메타플래닛'의 사이먼 게로비치 CEO는 "비트코인이 하락하는 날에는 가격에만 집중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믿음이 시험대에 오르고, 믿음을 키울 수 있는 순간일 수 있다. 변동성은 진정으로 희소하고, 분산되어 있으며, 장기적인 잠재력을 가진 자산에 자연스럽게 수반되는 측면이기도 하다"라고 X를 통해 전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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