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러·프랑스 이기종 도입에 갈라진 지휘망… 13조 원 쏟고도 상호 작전 마비
- 2686억 튀르키예산 체계와 658억 그리스산 장비 충돌… 앙숙 관계에 막힌 군 통신
- 인도네시아 KAI T-50i 22대 운용 속 무리한 비인가 결합 시 미국 수출 규제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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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인도네시아 정부가 최소필수전력(MEF) 기간 동안 약 100억 달러(약 13조 4300억 원)에 달하는 외화를 투입해 전투기 도입선을 넓혔으나 데이터링크 불일치로 군 지휘통제망이 끊길 위기에 몰렸다.
CNBC 인도네시아는 2026년 10월 13일(현지시각) 방위산업 컨설팅 기업 마라피의 알만 헬바스 알리 연구원 기고를 통해, 이기종 전투기 수입이 전력 상승이 아니라 합동 작전 공백을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기 수입 다변화 정책의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한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i를 운용하고 차세대 전투기 KF-21 도입을 추진 중인 한국 방위산업 생태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관 조달 급급해 쌓아 올린 군수 사일로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부채 관리보다 공급선 분산을 앞세워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산 전투기를 잇달아 사들였다. 중국산 J-10C 구매 과정에서는 해외 민간 상업 차관(KSA)을 끌어썼고, 러시아산 Su-35 추진 때는 미국의 적대세력 대응 제재법(CAATSA)을 피하려 대출 기관 대신 정부 순수 루피아 예산을 투입했다.
금융 조달 조건에 맞춰 기종을 무리하게 늘린 결과 군수 지원선과 작전 통신망이 국가별로 단절되는 격리 구조가 굳어졌다. 훈련기 분야에서도 한미 합작 기술 기반인 T-50i를 운용 중인 상황에서 향후 한국형 전투기 KF-21 블록 II까지 들여올 경우 군수 체계 분절은 한층 심화될 수밖에 없다. 안보 역량을 키우려던 분산 조달이 도리어 단일 지휘체계를 무너뜨리는 모순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데이터링크 불통과 지휘망 외교 갈등
기종 난립으로 빚어진 가장 큰 문제는 전장 데이터링크 충돌이다. 미국산 F-16은 링크 16, 프랑스산 라팔은 엘콜, 러시아산 수호이는 텔레코드 방식을 제각각 쓴다. 서로 다른 데이터링크를 결합하려면 여러 단계 통신 변환 게이트웨이를 거쳐야 해 정보 전달에 지연이 발생한다.
기술 연동 가능 여부를 떠나 군사 기밀 유출을 우려한 무기 제조국들이 통신 암호 연동 승인을 막아서는 정치 장벽도 견고하다. 동부 방공망에 배치되는 프랑스 탈레스의 GM400알파 레이더 정보를 중국산 J-10C에 전송하는 작업 역시 다중 게이트웨이 구축에 따른 반응 속도 저하와 서방 진영의 승인 거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휘통제망 현대화 사업도 외교 갈등에 가로막혔다. 국방부는 2억 달러(약 2686억 원) 규모의 합동국가작전지휘(JNOC) 사업에 튀르키예산 체계를 도입했으나, 군 총사령부 차원의 지휘통제 상호운용성 체계(SIK)에는 4900만 달러(약 658억 7000만 원)를 들여 그리스산 장비를 들였다. 에게해 영유권을 두고 대립해 온 튀르키예와 그리스의 관계상 두 체계를 소프트웨어 결합만으로 묶기에는 정치 장벽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 방산 가치사슬 전이와 계약 방어 과제
인도네시아의 통신 체계 파편화는 현지에 기체를 공급해 온 한국 항공우주 공급망에도 적잖은 불확실성을 안기고 있다. 체계종합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인도네시아 공군에 T-50i 누적 22대를 인도 완료했으며, 현지 공군용 KF-21 도입 사업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 항공전자 산업망은 미국산 기밀 표준과 한국형 데이터링크 체계를 기반으로 가동된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이 한국산 전투기에 중국산 항전 장비나 비우호국 데이터링크와의 연동을 요구할 경우, 미국 정부의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위반 소지가 발생해 핵심 부품 수급선이 동결될 위험이 있다. 이종 체계 강제 결합 과정에서 통신 결함이 터질 때 관련 비용과 법적 책임을 제조사인 한국 기업에 부당하게 전가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인도네시아의 재정 압박과 상호운용성 한계가 극에 달할 경우 다국적 조달 노선을 철회하고 검증된 표준 플랫폼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 항공우주 업계는 방위사업청 방위기술보호지침을 준용해 구매국의 일방적인 이종 체계 결합 요구에 따른 면책 조항을 계약서에 명문화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