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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급 '금 사재기' 돌풍…탈달러·내수 침체 맞물려 수요 폭발

인민은행 23개월 연속 매입 행진…美 국채 줄이고 실물 자산 비축 가속
부동산 침체·증시 부진에 가계 자금까지 금으로 집결…수입액 사상 최고
글로벌 금값 지지하는 '구조적 완충재' 역할…중장기 상승세 견인 전망
서울 한국금거래소에서 촬영된 1kg 금괴들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한국금거래소에서 촬영된 1kg 금괴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핵심 포인트]

○ 중국 인민은행이 23개월 연속 금을 매입하며 9월에만 약 23톤을 확보했고, 2026년 8개월간 금 수입액은 1,588억 달러(1,000톤 초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 서방의 러시아 제재 이후 '달러 무기화'에 대응한 외환보유고 다변화와 미국 국채 비중 축소가 중앙은행의 핵심 매입 동기로 작용했다.

○ 부동산 침체와 주식시장 부진, 저금리 기조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중국 가계와 기업의 안전자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유입됐다.

○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중국의 강력한 수요가 금 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완충재 역할을 하며 중장기 가격 반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달러 무기화' 경계…외환보유고 재편 나선 베이징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금 매입과 수입에 나서며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고 경제방송 CNBC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23개월 연속 금을 사들이며 2015년 이후 최장기 매입 기록을 세웠다. 특히 지난 9월에만 약 23톤을 추가로 확보해 약 3년 만에 최대 월간 매입량을 기록했다.
이런 행보의 이면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의 '탈달러'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자, 중국은 달러화 자산 보유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실감했다. 해외에 묶인 외환보유고는 제재 시 동결될 수 있지만, 자국 금고에 보관된 실물 금은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 7월 6,180억 달러까지 줄어들며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갈 곳 잃은 뭉칫돈…부동산 대신 '금' 택한 민간 자본


중국의 금 수요 폭증은 중앙은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관세 자료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첫 8개월간 금 수입량은 1,000톤을 돌파했으며, 지출액은 1,588억 달러에 달해 이미 2025년 연간 전체 수치(886톤, 965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민간 수요가 폭발한 근본 원인은 내수 경기 침체와 마땅한 대체 투자처의 부재다. 전통적으로 가계 자산의 핵심 저장 수단이었던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진 데다,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A주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이 가장 높은 상위 300개 대형 우량주)마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1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1.2%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예금과 채권의 매력도 크게 낮아졌다. 서구권에 비해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극도로 낮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가계와 기업이 앞다퉈 금괴와 장신구 등 실물 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금값의 버팀목…고금리 속 '가격 하방 지지'

중국의 기록적인 금 매입세는 글로벌 금 가격을 떠받치는 강력한 '완충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 특성상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국채 수익률 상승 국면에서 가격 조정을 받기 마련이다. 실제로 금값은 올해 초 온스당 5,500달러 선을 터치한 뒤 9월 들어 4,176달러 선까지 조정을 거쳤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구조적 수요 덕분에 금값의 추가 폭락이 제한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일반 투자자와 달리, 중앙은행과 중국 내 장기 실수요층은 가격 변동성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견조한 매입세와 겨울철 계절적 수요가 맞물리면서 금 가격이 2027년 1분기까지 온스당 4,750달러에서 5,5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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