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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증권사 30조 동 쏟아붓는데 한국계 자본 5년째 제자리…신용융자 전선 비상

- 베트남 대형사 모은행 지원 업고 자본금 30조 동 확충…공격적 마진론 공세
- KIS베트남 증자 후 8위 도약…미래에셋·케이비는 2021년 수준 동결
- 외인 17조 5000억 원 순매도 속 본사 추가 출자 없으면 리테일 방어선 약화 위험
베트남 현지 증권사들이 수십조 동 규모로 자본금을 늘리며 시장 주도권을 쥐는 가운데 한국계 주요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지 증권사들이 수십조 동 규모로 자본금을 늘리며 시장 주도권을 쥐는 가운데 한국계 주요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베트남 현지 증권사들이 수십조 동 규모로 자본금을 늘리며 시장 주도권을 쥐는 가운데 한국계 주요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베트남 경제 전문 매체 냐다우뜨는 10월 11일(현지시각) 현지 대형 증권사들이 모기업의 지원을 바탕으로 신용융자와 기술 투자를 넓히는 반면 외국계 증권사의 증자 속도는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인 자금 순매도세가 이어지는 베트남 증시 환경에서 한국계 증권사 현지법인이 본사 차원의 추가 자본 수혈 없이 현지 은행 계열 증권사들과 맞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생태계 등에 업은 현지 대형사의 자본 팽창


베트남 현지 증권사들은 모회사인 금융지주와 상업은행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빠른 증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테크콤은행 계열사인 테크콤증권은 최근 배당 주식을 발행해 법정자본금을 기존 27조 7445억 동에서 33조 2930억 동(약 1조 6647억 원)으로 늘렸다. 5년 만에 자본금 규모를 1조 1240억 동에서 약 30배 불리며 업계 최대 규모로 올라섰다.
전통 대형사인 사이공증권 역시 주식 발행을 통해 자본금을 25조 310억 동에서 30조 330억 동(약 1조 5017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 6조 300억 동 수준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호찌민증권은 자본금을 13조 7290억 동까지 확충한 데 이어 전문 투자자 대상 발행으로 15조 7290억 동(약 7865억 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상업은행 계열 증권사와 비엣콤은행 계열 증권사도 각각 모은행 지원을 받아 자본금을 13조 동과 8조 5000억 동으로 확대했다.

한국계 3사 증자 차별화와 호찌민거래소 점유율 명암


한국계 증권사들의 대응은 회사별로 차이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현지법인인 KIS베트남은 2026년 초 자본금을 4조 5496억 9000만 동(약 2275억 원)으로 확충했다. 반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웠던 미래에셋베트남은 2021년 말 6조 5905억 동(약 3295억 원)을 기록한 뒤 현재까지 자본금을 유지하고 있다. KB베트남증권 역시 2021년 말 확정한 3조 320억 동(약 1516억 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자본 격차는 호찌민증권거래소 주식 중개 점유율에서도 장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현지 매체 베트남 이코노미 집계 기준으로 KIS베트남은 자본 확충에 힘입어 2026년 3분기 점유율 3.72%를 기록해 2분기(2.99%)보다 0.73%포인트 상승하며 8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베트남은 3분기 점유율 3.03%로 전 분기(2.94%) 대비 반등하며 9위를 기록했다. 다만 2022년 3분기 점유율 5.85%로 4위에 올랐던 과거와 비교하면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은 낮아진 상태다. 같은 기간 현지 1위 테크콤증권은 중개 점유율을 4.6%에서 10.03%로 끌어올리며 한국계를 크게 따돌렸다.

신용융자 한도 압박과 외국인 수급 환경의 구조적 한계


자본 확충 속도 차이는 한국계 증권사의 핵심 수익 기반인 신용융자 여력에 직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베트남 금융 규정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 규모에 연동되므로 자본 증액 없이는 대출 잔고를 확대하기 어렵다. 외부 차입에 의존할 경우 조달 금리가 상승해 현지 대형사들과의 수수료나 대출 금리 인하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도 한국계 증권사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베트남 증시에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250조 동(약 12조 5000억 원)을 순매도했고 2026년 들어 9개월 동안에도 약 100조 동(약 5조 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베트남 증시가 2026년 9월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이차 신흥시장으로 승격됐으나 외국인 자금 유출세가 지속되면서 해외 기관 네트워크를 지닌 외국계 증권사의 강점이 시장 점유율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향후 베트남 증권 시장은 대형 현지사들의 저금리 대출 공세 속에서 한국계 증권사의 대출잔고 관리 능력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국 본사의 추가 출자가 지연될 경우 개인 투자자 대상 점유율 방어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신흥시장 승격에 따른 글로벌 자금 유입이 본격화할 경우 기관 영업망을 갖춘 한국계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실적은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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