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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중국 샤오펑 공동 설계 플랫폼으로 전기차 인도 개시

독일 완성차 대표 주자, 중국 전기차 아키텍처 채택해 현지 경쟁력 회복 시도
CATL·BYD 배터리 합산 점유율 54.5%…중국 공급망이 세계 전기차 판을 바꾸다
20개 중국 브랜드 파리 모터쇼 출격, 저가 이미지 벗고 프리미엄·왜건까지 출품
2026년 2월 4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폭스바겐 안후이 공장의 생산 라인에 폭스바겐 ID. UNYX 08 전기차(EV)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2월 4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폭스바겐 안후이 공장의 생산 라인에 폭스바겐 ID. UNYX 08 전기차(EV)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중국 전기차 기술을 받아들이는 사례가 현실화됐다. 폭스바겐이 중국 샤오펑과 공동 개발한 전기차 아키텍처를 탑재한 신형 전기 SUV의 인도를 중국에서 시작했다. 같은 시기 중국 배터리 기업 두 곳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20개 중국 브랜드가 유럽 최대 모터쇼에 동시 출격하며 산업 판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전기차·배터리 산업 전문 매체 China EV Pulse는 10월 3일(현지시각)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ID. 오라 T6 인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FAW-폭스바겐이 출시한 이 중형 전기 SUV의 시작 가격은 12만 9900위안(약 2613만원)이다. 최대 주행거리는 중국 CLTC 기준 59.9킬로와트시(kWh) 배터리 장착 시 540킬로미터, 77.5킬로와트시 배터리 장착 시 660킬로미터다.

폭스바겐·샤오펑 공동 플랫폼, 독일 브랜드의 중국 전략 전환


차량 제원을 보면 배터리는 CATL이 공급하는 59.9킬로와트시와 77.5킬로와트시 두 가지 리튬인산철 팩을 선택할 수 있다. 주행보조 시스템은 호라이즌 로보틱스 저니 6H 칩 기반 라이다를 사용하며 연산 성능은 420TOPS다.

이 차량의 핵심은 플랫폼이다. ID. 오라 T6는 폭스바겐과 샤오펑이 공동 개발한 전자·전기 시스템 아키텍처(CEA)를 처음 적용한 모델 가운데 하나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지 파트너의 전자·전기 설계 역량을 직접 도입해야 한다는 현실을 이 차량이 보여준다. 경쟁 상대는 BYD 실라이온 06, 지리 EX5, 도요타 bZ3X 등이다.

20개 중국 브랜드, 파리 모터쇼로 유럽 시장 압박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유럽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12일 개막하는 파리 오토쇼 2026에 중국 브랜드 20개가 참가한다. 아이토, BYD, 창안, 체리, 덴자, GAC, 지리, 립모터, 리오토, 링크앤코, 맥서스, 오모다, 스마트, 샤오펑, 지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출품 목록은 중국 브랜드가 저가 전기차 이미지에서 벗어났음을 드러낸다. 지리 몬자로 EM-i는 전기 전용 주행거리 130킬로미터에 복합 주행거리 1100킬로미터를 제공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로 유럽 수출을 겨냥했다.

링크앤코 07 GT는 복합 주행거리 1315킬로미터를 갖춘 브랜드 최초의 스테이션 왜건이다. 리오토 i6는 CLTC 기준 최대 주행거리 720킬로미터를 앞세운 리오토의 첫 유럽 데뷔 모델이다.

샤오펑은 G9L의 오스트리아 그라츠 생산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를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CATL·BYD 배터리 점유율 54.5%…세계 공급망 구조가 바뀐다


SNE리서치 장착량 통계 집계를 인용한 CnEVPost의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8월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39.4%(설치량 333.0GWh)를 차지해 1위를 지켰다. BYD는 15.1%(127.9GWh)로 2위였다.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54.5%다. 3위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8.1%로 두 중국기업과의 격차가 컸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높은 점유율은 차량 가격 경쟁력과 개발 속도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폭스바겐 ID. 오라 T6가 CATL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한 것도 비용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브랜드가 유럽에 진출할 때 배터리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 부품업체 파급영향


폭스바겐이 샤오펑과 공동 개발한 CEA 아키텍처를 전기차에 전격 도입하고 CATL과 BYD가 세계 배터리 시장의 과반을 장악한 흐름은 한국 자동차와 부품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친다.

글로벌 완성차 대기업들이 중국형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현지 공급망을 채택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 부품사들은 고성능 전장 부품과 소프트웨어 통합 역량을 한층 더 고도화해야 하는 구조적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수백 기가와트시 규모를 장악한 중국 공급망의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은 전 세계 모빌리티 부품 조달 비용과 완성차 가격 체계 전반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파리 오토쇼는 중국 브랜드의 유럽 시장 안착 여부를 가늠하는 결정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 CEA 플랫폼의 실질적인 시장 반응은 향후 인도 이후의 판매 데이터 누적 과정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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