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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브라스 시총 75조 증발…엔비디아 압박

상장 첫날 950억달러서 390억달러대로…오픈AI 물량 우려·1940만주 보호예수 해제 겹쳐
세레브라스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레브라스 로고. 사진=로이터

‘엔비디아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며 지난 5월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세레브라스시스템즈의 주가가 상장 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초고속 추론 작업에 세레브라스 대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된다는 관측에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대규모 매물 부담까지 겹친 결과다.

CNBC는 세레브라스 주가가 이번 주 들어 약 20% 떨어져 5월 기업공개(IPO)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레브라스 주가는 전날 1.82% 내린 166.43달러(약 22만4200원)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5월 14일 나스닥 상장 당시 첫 거래가격 350달러(약 47만15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모가는 185달러(약 24만9200원)였다.

상장 첫날 950억달러(약 127조965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현재 390억달러(약 52조5330억원)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약 5개월 만에 560억달러(약 75조4320억원)가 감소한 셈이다.

◇오픈AI ‘울트라패스트’ 엔비디아 사용 관측에 흔들

주가를 압박한 직접적인 계기 가운데 하나는 세레브라스의 핵심 고객인 오픈AI의 추론 작업을 둘러싼 보도였다.

반도체 전문 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지난달 30일 오픈AI가 GPT-6.1 솔의 ‘울트라패스트’ 모드를 세레브라스 하드웨어가 아닌 엔비디아 GPU로 구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이를 세레브라스가 오픈AI의 핵심 추론 작업 일부를 엔비디아에 내준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이면서 주가가 압박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오픈AI가 해당 울트라패스트 작업의 구동 하드웨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 사용 주장은 세미애널리시스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세레브라스 입장에서 오픈AI는 특히 중요한 고객이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2028년까지 750메가와트(MW)의 컴퓨팅 능력을 공급하는 100억달러(약 13조4700억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세레브라스는 엔비디아 GPU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초대형 주문형반도체(ASIC)를 개발하고 이를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왔다.

AI 산업에서 모델 학습 이후 실제 이용자의 질문에 응답하는 ‘추론’ 작업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빠른 추론 성능은 세레브라스의 핵심 성장 논리 가운데 하나였다.

CNBC는 맥킨지를 인용해 AI 데이터센터에서 추론 작업이 2030년 이전에 학습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1940만주 보호예수 풀려…임원들도 3233억원 매각

오픈AI를 둘러싼 우려에 주식 공급 증가까지 겹쳤다.

세레브라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사와 임원, 일반 직원, 비임직원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최대 1940만주의 보호예수가 해제됐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8%에 해당한다.

보호예수는 IPO 이후 기존 주주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다. 기간이 끝나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 늘어날 수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19일부터도 일정에 따라 추가 주식의 보호예수가 단계적으로 해제돼왔다.

경영진의 주식 매각도 이어졌다.

앤드루 펠드먼 세레브라스 CEO와 숀 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25일까지 사전에 수립한 거래계획에 따라 2억4000만달러(약 3233억원)가 넘는 클래스A 주식을 매각했다.

다른 임원들도 수백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

CNBC는 오픈AI 관련 불확실성과 보호예수 해제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주식 물량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주가에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올트먼 “세레브라스는 가까운 파트너”…시간외 반등

주가가 급락한 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올트먼 CEO는 2일 X를 통해 세레브라스와 오픈AI의 관계를 둘러싼 추측에 대응하면서 “세레브라스는 가까운 파트너이며 속도의 최전선에서 깊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세레브라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3% 반등했다.

다만 올트먼 CEO의 발언은 세미애널리시스가 제기한 GPT-6.1 솔 울트라패스트 모드의 엔비디아 GPU 사용 여부를 직접 부인한 것은 아니다.

세레브라스는 지난 5월 상장 당시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견제할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950억달러에 달했고 1000억달러 기업가치 진입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약 5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390억달러대로 축소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세레브라스가 오픈AI 등 대형 고객을 기반으로 엔비디아와의 추론시장 경쟁에서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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